부채비율 등 개선…LG 등 눈여겨볼만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자 지주회사가 안정적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지주회사들은 다양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경기침체 영향을 분산시킬 수 있는 데다 과거 외환위기 때에 비하면 재무구조가 한층 탄탄해져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기명 현대증권 연구원은 12일 "지주회사는 여러 자회사로 구성된 만큼 사업구조가 포트폴리오적 성격을 띠고 있어 경영 위험을 분산시키고 안정적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변동성 장세의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위기 때 국내 대기업의 가장 큰 이슈는 생존이었지만 지금은 위기를 장기적 그룹위상 강화의 계기로 삼을 만큼 충분한 재무능력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30년간 경기침체기에 그룹의 위상 변화가 컸었다는 점을 국내 대기업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부터 중장기 성장성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전략적인 투자가 이뤄지면 지주회사 가치는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솔로몬투자증권도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주회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의 송인찬 연구원은 "최근 시장이 현금흐름을 중시하고 레버리지(차입)를 통한 인수·합병(M&A)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규제 완화로 투자 여력이 증가할 회사와 차입 없이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회사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평가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은 그동안 M&A에 나서지 않았던 LG 삼성물산 CJ 등을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그룹의 부채비율은 1997년 260∼510%에서 작년에는 49∼97%대로 하락,탄탄해진 재무구조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업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건설업체를 보유하고 있거나 지난 수년간 적극적으로 M&A에 나선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보수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현대증권은 자회사 가치가 높고 브랜드 로열티,임대수익 등 독자적인 수익모델을 갖춘 LG 등에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SK도 SKC&C 상장시 중복상장과 투자분산이라는 문제점이 있지만 현재 주가 조정이 이뤄져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