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전제품 유통업계 2위인 서킷시티가 파산을 신청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물품대금 회수 및 현지 유통망 점검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 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1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낸 서킷시티가 신고한 채무는 23억2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받아야 하는 물품 대금은 각각 1억1590만달러와 4110만달러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품 대금을 받기 위해 개별 협상을 추진하는 한편 미국 현지 유통업체들의 부실 상황도 점검키로 했다. 두 회사는 보험 가입으로 물품 대금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를 앞두고 베스트바이에 이어 업계 2위인 서킷시티가 무너지면서 매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법원의 회생 계획안에 따라 서킷시티와 거래를 지속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서킷시티 파산 신청이 다른 중·소형 유통채널에 악영향을 미칠지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킷시티를 통해 LCD(액정디스플레이) TV를 판매해 온 삼성전자는 물품 대금을 확보하기 위해 북미 총괄을 통해 별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정적인 거래선 확보 등 마케팅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