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기업사랑 마라톤대회] "함께 경제살리자" 한마음 완주…상암벌을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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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에도 5000여명 참가 '성황'
9일 열린 '기업사랑 마라톤 대회'에는 다양한 참석자들이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참가자들은 마라톤 완주에 필요한 인내력을 갖춘다면 경제 위기 극복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의 열정을 배우기 위해 참가했다는 외국인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 마라톤에서 최다 참가자를 기록한 곳은 GS건설이다. 49명의 마라톤 참가자를 응원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가족 40여명이 동참해 열띤 응원을 벌였다. 부인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한 김흥섭 GS건설 차장(53)은 이달 말에 완공되는 통영 LNG 가스저장 탱크 공사를 자축하고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두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10㎞를 달렸다. 김 차장은 "경제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함께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모두 힘을 내자"고 힘줘 말했다.
○…광물 무역을 하고 있는 세경물산은 임직원 10명 전원이 출전했다. 5㎞ 코스에 도전한 염규문 이사는 "내년에는 경제 여건이 더 어려워진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노사가 힘을 모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함께 참가했다"고 밝혔다. MVM자동판매기협의회 소속의 정송섭씨(45)는 가족과 함께 뛰었다. 정씨는 "경기가 안좋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 기회가 생겨 좋았다"고 전했다.
한국남부발전은 자사 직원 25명과 협력업체 직원 15명 등 40명이 참가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통해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다. 김문경 남부발전 사업처장은 "중소 협력업체 6곳의 참가비를 지원해 함께 참가했다"며 "협력 업체들과 손잡고 불황을 뚫고 세계 전력시장 진출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라톤 대회 직후엔 직장인 밴드인 '갑근세'의 공연이 이어졌다. 삼성SDI,미래에셋증권 등 직장인들과 일반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9명의 멤버가 모두 참가했다. 이 밴드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직장인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보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갑근세'는 일반 직장인들의 소득세를 뜻하는 갑종근로소득세의 줄임말이다. '무조건''거위의 꿈' 등 직장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흥을 돋울 수 있는 노래 8곡을 쏟아내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밴드에서 색소폰을 맡고 있는 김형돈씨(40)는 "밴드 결성 당시와 마찬가지로 10여년이 지난 요즘에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걱정"이라며 "이럴 때 일수록 기업인과 직장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의 열정을 배우려 함께 뛰었습니다. " 이번 대회에는 수십여명의 주한 외국인들이 참가, 눈길을 끌었다. 프랑스 출신으로 현재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고셰씨(44)는 회사 직원 5명과 함께 10㎞ 코스에 도전,완주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협력관계 증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대회에 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매우 열정적인 나라여서 경제위기를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영어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인 테간 스미스씨(25)는 "2002년 월드컵 경기 때의 열기가 다시 한번 느껴졌다"고 전했다.
○…박정욱씨(88)는 최고령 선수상을 받았다. 20대 손주와 며느리들의 손을 잡고 나온 박씨는 "88세로 소개됐지만 실제 나이는 90세"라며 웃었다. 박씨는 "5㎞를 완주하는데 전혀 힘들지 않았다"며 "내년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윤형원ㆍ채상원 인턴(한국외대 3년) 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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