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바다에 풍덩 빠져볼까‥8~9일 여수서 현대시 100년 시인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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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이근배·오탁번 등 250명 참여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콱.'
육당 최남선이 1908년 <소년>에 최초의 현대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한 지 100년.한국시인협회는 이를 기념해 8~9일 전남 여수 디오션리조트와 해상에서 '현대시 100년 전국시인대회-바다가 시인을 부른다'를 개최한다.
한국시인협회는 "올해는 한국 현대시가 100년을 맞은 뜻깊은 해이자 새로운 현대시 100년의 역사를 시작하는 해"라며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시적 발화자인 바다에서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김남조,이근배,허영자,김종해,오탁번,문인수 등 시인 250여명이 모인다. 8일에는 학술 세미나와 축하 시낭송 및 공연을 진행하고,9일에는 여수 앞바다에서 선상 시낭송과 시 퍼포먼스를 열 예정이다.
학술 세미나에서 '한국 현대시에 있어서 바다 심상의 형성 전개'라는 주제발표를 맡은 김용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미리 공개한 발표문에서 "고전문학기의 문학 작품에서 바다는 대체로 기피와 경계의 대상이었으며,특히 임진왜란은 해양세력이 우리 민족을 침략한 사태로 받아들여졌다"면서 "하지만 <해에게서 소년에게>에서 바다는 새 시대와 새 세계를 여는 역군인 '소년'이 낡은 시대와 낡은 체제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고 극복하는 공간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함께 바다가 문명개화와 진보를 상징하게 되어 문화기호에도 새로운 체계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임화가 <현해탄>에서 삼등선실 화물짝 취급을 당하며 바다를 건너야 하는 우리 민족을 노래하며 보여준 민족의식,정지용의 첫 시집에 실린 <바다 1>과 <바다 2>,김기림의 <바다와 나비> 등을 분석했다.
한국시인협회는 이번 행사와 함께 작고시인 20여명과 현역시인 130여명이 바다를 노래한 현대시선집 《바다가 시인을 부른다》를 발간했다.
시선집에는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 우리 인제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 바다 하늘 모두 다 가졌노라.'(김영랑 <바다로 가자> 중),'부서져야 하리/ 더 많이/ 부서져야 하리/ 이생의 욕심이 하얗게/ 소금이 될 때까지// 무너져야 하리/ 더 많이/ 무너져야 하리/ 억 만 번 부딪쳐/ 푸른 상처로/ 질펀히 드러눕기까지.'(김소엽 <바다에 뜬 별> 중),'시인이여/ 바다라는 큰 가락지 끼고 도는 푸른 별에서/ 그대,시인이려거든/ 바다 건너는 나비의 가벼움으로 오라/ 비유로 말고 통째로 던져 오라.'(이영식 <바다에서 시인에게> 중) 등이 수록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콱.'
육당 최남선이 1908년 <소년>에 최초의 현대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한 지 100년.한국시인협회는 이를 기념해 8~9일 전남 여수 디오션리조트와 해상에서 '현대시 100년 전국시인대회-바다가 시인을 부른다'를 개최한다.
한국시인협회는 "올해는 한국 현대시가 100년을 맞은 뜻깊은 해이자 새로운 현대시 100년의 역사를 시작하는 해"라며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시적 발화자인 바다에서 이번 행사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김남조,이근배,허영자,김종해,오탁번,문인수 등 시인 250여명이 모인다. 8일에는 학술 세미나와 축하 시낭송 및 공연을 진행하고,9일에는 여수 앞바다에서 선상 시낭송과 시 퍼포먼스를 열 예정이다.
학술 세미나에서 '한국 현대시에 있어서 바다 심상의 형성 전개'라는 주제발표를 맡은 김용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미리 공개한 발표문에서 "고전문학기의 문학 작품에서 바다는 대체로 기피와 경계의 대상이었으며,특히 임진왜란은 해양세력이 우리 민족을 침략한 사태로 받아들여졌다"면서 "하지만 <해에게서 소년에게>에서 바다는 새 시대와 새 세계를 여는 역군인 '소년'이 낡은 시대와 낡은 체제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고 극복하는 공간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해에게서 소년에게>와 함께 바다가 문명개화와 진보를 상징하게 되어 문화기호에도 새로운 체계를 이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임화가 <현해탄>에서 삼등선실 화물짝 취급을 당하며 바다를 건너야 하는 우리 민족을 노래하며 보여준 민족의식,정지용의 첫 시집에 실린 <바다 1>과 <바다 2>,김기림의 <바다와 나비> 등을 분석했다.
한국시인협회는 이번 행사와 함께 작고시인 20여명과 현역시인 130여명이 바다를 노래한 현대시선집 《바다가 시인을 부른다》를 발간했다.
시선집에는 '바다로 가자 큰 바다로 가자/ 우리 인제 큰 하늘과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가졌노라/ 하늘이 바다요 바다가 하늘이라 바다 하늘 모두 다 가졌노라.'(김영랑 <바다로 가자> 중),'부서져야 하리/ 더 많이/ 부서져야 하리/ 이생의 욕심이 하얗게/ 소금이 될 때까지// 무너져야 하리/ 더 많이/ 무너져야 하리/ 억 만 번 부딪쳐/ 푸른 상처로/ 질펀히 드러눕기까지.'(김소엽 <바다에 뜬 별> 중),'시인이여/ 바다라는 큰 가락지 끼고 도는 푸른 별에서/ 그대,시인이려거든/ 바다 건너는 나비의 가벼움으로 오라/ 비유로 말고 통째로 던져 오라.'(이영식 <바다에서 시인에게> 중) 등이 수록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