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없는 추락을 지속해온 해외펀드 수익률이 개선 조짐을 보이면서 회복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증시들이 단기 반등한 결과로 아직 바닥을 점치긴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776개 해외 주식형펀드들의 1년 평균 수익률은 5일 현재 -55.41%로 여전히 반 토막이 난 상태지만, 지난 10월28일 -62.26%까지 추락했던 데 비하면 눈에 띄게 호전됐다.

수탁고(순자산) 10조원으로 해외주식형펀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펀드(96개)는 같은 기간 -70.46%까지 떨어졌던 1년 평균 수익률이 -63.50% 회복됐으며, 수익률 악화가 가장 심했던 러시아펀드(19개)는 -73.63%에서 -68.00%로 개선됐다.

러시아펀드와 함께 자원부국 테마로 주목을 받던 브라질펀드(19개)는 -52.67%에서 -47.18%로, 인도펀드(27개)는 -48.69%에서 -45.99%로 호전됐다.

이 같은 수익률 호전은 각국 중앙은행들의 동반 금리인하를 비롯한 글로벌 정책공조에 힘입어 금융위기 여파로 추락하던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급반등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중국펀드들이 주로 투자하는 홍콩 상장 중국 주식으로 구성된 홍콩 증시의 H지수는 10월27일 저점 대비 5일까지 1주일여 만에 51% 반등했으며, 경제난에 그루지야 전쟁까지 겹치면서 곤두박질치던 러시아 증시의 RTS지수도 같은 기간 46% 상승했다.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28%, 인도 증시의 센섹스지수는 31% 각각 올랐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파장이 워낙 큰 데다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경제나 증시의 본격적인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은 "글로벌 정책공조 덕분에 시장 붕괴 사태까지 오진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증시가 추락을 멈춘 뒤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장기간 누적된 문제가 폭발한 금융위기의 골이 깊어 이번 저점이 진짜 바닥이 될 것으로 기대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세적인 회복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이번 반등을 과도한 위험자산 비중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등 자산배분을 재조정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