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제품 선보여…CJ·사조·동원 등과 한판 예고


이른바 '부산어묵'이 주도해 온 어묵시장이 대형 식품업체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CJ,사조,동원 등에 이어 신선식품 전문업체인 풀무원까지 출사표를 던져,어묵시장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풀무원은 6일 '순(淳)살어묵'을 내놓고 어묵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풀무원은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고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순(淳)살어묵'은 밀가루와 전분을 사용하지 않고,생선살 함량을 86% 이상으로 높인 것이 마케팅 포인트다. 가격은 330g에 3700원으로,기존 제품보다 30~40%가량 비싸다.

풀무원은 내년 100억원의 매출로 시장점유율 5%를 달성하고 5년 내 연 매출 500억원을 올려 어묵시장의 선두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이효율 풀무원 부사장은 "현재 어묵시장이 절대 강자가 없는 혼전 양상이어서 후발주자로서 성공적인 시장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동안 국내 어묵시장은 사조대림(옛 대림수산),삼호F&G 등 중견 수산업체와 부산에 몰려 있는 150여개 중소업체들이 이끌어왔다. 그러나 CJ제일제당이 2006년 4월 '삼호어묵'으로 잘 알려진 삼호F&G를,같은 해 12월 대형 수산업체인 사조수산이 '대림선어묵'의 대림수산을 각각 인수한 데 이어 동원F&B까지 뛰어들면서 어묵시장 주도권이 대기업들로 넘어가고 있는 양상이다.

그 여파로 2006년까지만 해도 어묵시장의 65%를 차지했던 중소업체들의 점유율은 최근 50% 선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대상그룹 계열 대상FNF가 지난 3월 어묵 브랜드 '정성다해(多海)'를 출시했고,오뚜기 농심 등도 어묵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어서 식품 대기업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식품 대기업들이 어묵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2012년까지 어묵 제조공장에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이 의무화될 경우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당수 영세업체들이 퇴출,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HACCP 인증 의무화는) 어묵시장에서 위생적인 제조 환경에서 생산된 대기업 제품의 선호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기업의 진출 후 국내 어묵시장(가정용)은 2006년 1610억원에서 올해는 1800억원대(추정)로,내년에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성민/김진수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