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력개발과 리더십

"임직원들의 커리어를 챙겨주지 않는 회사에 인재가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지 않은가. "(윌리엄 로스웰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

"뛰어난 리더를 많이 배출하고 싶다면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직접 나서 임직원 경력관리를 맡으라."(메리 폰테인 헤이그룹 부사장)

지난 5일 '경력개발과 리더십 파이프라인'이란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기업 인사관리 전문가들은 "기업이 어려울수록 인재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에 불어닥치는'인재난'

폰테인 부사장은 "현재 전 세계 기업들은 인재 가뭄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유럽 등지의 베이비붐 세대(1946~1964년 출생자)들이 하나 둘씩 은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새로운 글로벌 기업들이 쏟아지면서 최고급 인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한 것도 인재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로스웰 교수는 미국발 경제위기가 이 같은 인재난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했다. 보바리 교수 역시 "향후 5년간 기업체의 리더급 임직원 500만~8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인재난을 우려했다. 로스웰 교수는 "인재들은 '이 회사에선 비전이 없다. 나에게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사직서를 낸다"며 "인재들이 자신을 키워줄 수 있는 회사에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CEO 리더십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로 자국에서만 기업활동을 하던 시절에는 모든 일을 혼자 힘으로 해내는 '영웅' 같은 CEO(최고경영자)가 나오곤 했다. 그러나 기업 규모가 커지고 사업 무대가 전 세계로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이런 '영웅형 CEO'는 나오기 힘들다는 게 폰테인 부사장의 설명이다.

변화한 경영 환경에 발맞춰 CEO에게 요구되는 리더십도 바뀌었다는 얘기다. 폰테인 부사장은 21세기에 적합한 CEO 모델은 '역할분담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한 사람이 결정하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하면서 풀어야 할 문제가 많아진다"며 "따라서 CEO의 리더십도 수직적 리더십에서 수평적 리더십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훌륭한 CEO는 매출을 많이 늘린 리더가 아니라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도록 동기를 유발시키고 조직을 활성화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보바리 교수는 CEO들에게 차세대 리더를 키우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멘토링'을 추천했다. 보바리 교수는 "멘토링은 잠재력 있는 직원을 입사 초기에 간파해 일찍부터 경력관리에 들어갈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멘토링을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CEO가 직접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