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첫 회견 … 경제위기 돌파 해법 제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첫날인 5일(현지시간) 정권 인수팀 인선에 나서는 등 76일(내년 1월20일 취임) 남은 정권 인수 준비에 즉각 착수했다. 오바마 당선인의 앞길엔 금융·경제위기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이라는 험난한 과제가 놓여 있다.

미국이 첫 흑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역사를 쓴 4일 3.28% 급등하며 축포를 떠뜨렸던 다우지수가 하루 만에 다시 5.05% 급락세로 돌변한 것은 오바마가 넘어야 할 경제위기의 골이 깊음을 확인시켜줬다는 지적이다.

이날 다우지수는 실업 공포가 부각되면서 대선 다음날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다. 오바마는 이르면 이번 주 말쯤 시카고에서 첫 기자회견을 통해 경기부양책 등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

오바마 당선인이 해야 할 최우선 경제정책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이 될 것이라고 CNN머니가 보도했다. 지금부터 내년 1월 취임 때까지만 해도 무려 5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다우지수를 급락세로 몰고간 경기지표도 실업이 심각한 상황에 있음을 보여줬다. 인력채용회사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는 10월 미 해고자수가 11만2884명으로 4년래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9월 해고자수는 9만5094명이었다.

또 ADP는 이날 전미 고용보고서에서 10월 민간고용 감소폭이 전월의 2만6000명에서 15만7000명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10만2000명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경기침체 시기였던 2002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경기침체 여파로 자동차 금융 건설 등 전 산업 부문에 걸쳐 감원이 단행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7일 미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지난달 실업자수도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전망했다. 금융 위기가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로 옮겨붙으면서 한 달에 20만개의 일자리 감소는 이젠 일반적인 일이 되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10월 실업률도 9월(6.1%)보다 0.2%포인트 상승한 6.3%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예측이다. 오바마 집권 첫해인 내년에는 실업률이 7%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7% 실업률은 199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2차 경기부양책 착수

이에 따라 오바마 당선인은 실업수당에 대한 세금을 일시적으로 감면해 주기로 한 공약을 적극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당선인은 더 나아가 △실업수당을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며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잠정적으로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정책을 2차 경기부양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새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내년 봄이나 여름은 돼야 나타날 것으로 보여 2010년까지 획기적인 일자리 확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오바마가 공약으로 내건 환경 관련 산업 육성을 통한 그린 일자리 창출도 단기효과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새 의회가 출범하기 전인 내년 1월 레임덕 기간에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610억달러 규모의 제2차 경기부양책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아직 상원에서는 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또 새로운 경기부양책은 실업보험 연장,빈민 가정에 대한 식료품 지원,노인과 아동들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