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세계 금융위기와 실물 경기 침체에 따른 조선시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원가절감 방안을 실천하고 있다.

조선,엔진,건설장비사업부 등 전 사업부는 제품 국산화 개발을 통해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다. 향후엔 수출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패널 용접용 자율주행로봇을 국산화했다. 이 로봇은 굴삭기의 동작을 제어하는 핵심부품이다.

일본 등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대형굴삭기용 메인 컨트롤 밸브도 국산화에 성공했다. 또 최근 세계 두 번째,국내 최초로 고(高)차단형 기중(氣中)차단기를 개발해 한국전기연구원의 성능 시험에 합격했다. 이 제품은 선박 배전 설비에 설치돼 높은 전류를 차단하는 데 사용되는 것으로 그동안 전량 유럽에서 수입해왔다.

특히 세계 최초로 '텐덤침수공법'을 개발해 도크 작업 일수를 대폭 단축하고 있다. 건조가 끝난 선박 진수 때에도 건조가 진행 중인 다른 선박용 블록들이 물에 뜨지 않게 함으로써 조업을 계속할 수 있게 해 도크 회전율을 크게 높였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원격제어 밸브도 개발했다. 기존에는 선박 내부에 밸라스트(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액체를 저장하는 탱크) 등 각종 액체 및 기체를 저장하는 탱크의 밸브를 개폐하기 위해 펌프와 수많은 유압배관을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이 제어 시스템은 전력선을 통해 밸브의 정밀 개폐를 진행,선박 건조 시 필수 작업인 유압배관 설계와 설치작업을 크게 줄여 공기단축 및 원가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공정개선 및 생산효율화를 통한 원가 절감도 이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블록을 대형화하고 블록 수도 10개에서 8개로 줄여 도크 내 공기를 5% 정도 단축시켰다. 이를 통해 도크 회전율을 높이고 블록의 운반량도 약 20% 줄여 원가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랜트사업부에서는 '통합사례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과거 플랜트 공사 수행 경험 및 지식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시스템은 신규 공사에 앞서 설계,구매 등 철저한 준비를 가능케 해 비용 및 손실을 줄여준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외환 시장 사정에 따라 해외에서 수급되는 자재 공급 업체를 국내 업체로 전환하고 원화 계약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