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미국 - 오바마 시대] 이모저모… 한인 2세들, 소수민족 권익 향상 기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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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당선 축하행사가 열린 미국 시카고 도심 그랜트파크는 4일 저녁 10시께(이하 현지시간) 수십 개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오바마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현재 살고 있는 곳이자 그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전역에선 이날 수십만 명의 지지자들이 얼싸안고 춤추며 승리를 자축했다. 거리엔 자동차의 축하 경적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골목마다 삼삼오오 모여 새로운 희망과 역사를 얘기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밤 11시께 오바마 당선인이 그랜트파크에 설치된 무대에 등장,"헬로,시카고"라는 인사말로 연설을 시작하자 지지자들은 오바마의 이름을 연호하며 감격에 겨워했다. 인파 가운데선 함께 눈물을 글썽이는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40년 전 암살당한 흑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겐 꿈이 하나 있습니다'라는 연설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오바마의 당선 소식을 5일 새벽녘에 전해 들은 오바마의 할머니 사라 후세인 오바마(86)는 "변화의 바람은 케냐와 아프리카 대륙에도 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사라 할머니는 "버락이 열심히 일해 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바마의 할아버지가 얻은 세 번째 부인인 사라 할머니는 오바마와 직접적인 혈연 관계는 없지만 오바마가 코겔로 마을로 그녀를 방문하고 미국으로도 초청하는 등 깊은 유대 관계를 맺어 왔다.
○…오바마가 어머니를 따라 4년간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다녔던 인도네시아 멘뗑 초등학교도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 학교 학생 250여명은 "오바마가 이겼다! 매케인은 졌다!"고 외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960년대 오바마와 함께 이 학교에서 공부했던 현 인도네시아 국회의원인 데위 아스마라 오에토조는 오바마가 아주 똑똑했던 친구였다고 기억하며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지만 당시엔 그 말이 우습다고 생각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당선인이 감동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축하하고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 이뤄지도록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오바마 당선인 내외를 백악관에 초청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과 이름이 같은 일본 후쿠이현의 어촌 도시인 오바마(小浜) 시도 축제 분위기다. 도쿄에서 서쪽으로 400㎞ 떨어진 오바마 시는 발음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기원해 왔다. 시내 관광호텔엔 오바마 후보의 포스터가 붙었고 곳곳에 '오바마 파이팅'이라고 적힌 현수막도 내걸렸다.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한인 1세로는 처음 직선시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강석희 어바인시 부시장 겸 시의원(55). 강 당선자는 한인 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시 시장 선거에서 2만7534표(52.2%)를 득표,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강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뒤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세대다. 지금까지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 시장을 지낸 적이 있지만 직선제 시장은 아니었고,2005년 선출된 최준희 뉴저지 주 에디슨시 시장(37)은 세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5세대로 분류된다.
또 어바인 시의원 재선에 도전한 최석호 후보는 3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3위를 기록, 당선이 확정됐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 선거에서는 메리 정 민주당 하원의원이 샌프란시스코 인근 제 18지구에서 77%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2선에 성공했다. 하와이 주에서는 2년 전 민주당 후보로 하원에 진출한 샤론 하 의원이 69%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재미 교포들은 오바마 당선인이 미국 내 소수민족 권익을 신장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2월 초 오바마 당선인은 상원 외교위에서 "한국에는 10만명 이상의 미국 시민이 있고 미국에는 200만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 시민이 있다. 그것이 한·미 관계의 토대"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후 교포 사회에서는 오바마 후보가 친한파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표심이 기울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맨해튼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동은씨(50)는 "미국의 경제 상황이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만큼 한인 사회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영업을 하는 한인 중 상당수가 오바마 후보에게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도쿄=차병석 특파원/뉴욕=이익원 특파원 danielc@hankyung.com
밤 11시께 오바마 당선인이 그랜트파크에 설치된 무대에 등장,"헬로,시카고"라는 인사말로 연설을 시작하자 지지자들은 오바마의 이름을 연호하며 감격에 겨워했다. 인파 가운데선 함께 눈물을 글썽이는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40년 전 암살당한 흑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겐 꿈이 하나 있습니다'라는 연설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오바마의 당선 소식을 5일 새벽녘에 전해 들은 오바마의 할머니 사라 후세인 오바마(86)는 "변화의 바람은 케냐와 아프리카 대륙에도 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사라 할머니는 "버락이 열심히 일해 이 세상에 평화를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바마의 할아버지가 얻은 세 번째 부인인 사라 할머니는 오바마와 직접적인 혈연 관계는 없지만 오바마가 코겔로 마을로 그녀를 방문하고 미국으로도 초청하는 등 깊은 유대 관계를 맺어 왔다.
○…오바마가 어머니를 따라 4년간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다녔던 인도네시아 멘뗑 초등학교도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 학교 학생 250여명은 "오바마가 이겼다! 매케인은 졌다!"고 외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960년대 오바마와 함께 이 학교에서 공부했던 현 인도네시아 국회의원인 데위 아스마라 오에토조는 오바마가 아주 똑똑했던 친구였다고 기억하며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지만 당시엔 그 말이 우습다고 생각했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당선인이 감동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축하하고 순조로운 정권 이양이 이뤄지도록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오바마 당선인 내외를 백악관에 초청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백악관에서 맞이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과 이름이 같은 일본 후쿠이현의 어촌 도시인 오바마(小浜) 시도 축제 분위기다. 도쿄에서 서쪽으로 400㎞ 떨어진 오바마 시는 발음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오바마 후보의 승리를 기원해 왔다. 시내 관광호텔엔 오바마 후보의 포스터가 붙었고 곳곳에 '오바마 파이팅'이라고 적힌 현수막도 내걸렸다.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한인 1세로는 처음 직선시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강석희 어바인시 부시장 겸 시의원(55). 강 당선자는 한인 밀집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시 시장 선거에서 2만7534표(52.2%)를 득표,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강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된 뒤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세대다. 지금까지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주 다이아몬드바 시장을 지낸 적이 있지만 직선제 시장은 아니었고,2005년 선출된 최준희 뉴저지 주 에디슨시 시장(37)은 세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1.5세대로 분류된다.
또 어바인 시의원 재선에 도전한 최석호 후보는 3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3위를 기록, 당선이 확정됐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 선거에서는 메리 정 민주당 하원의원이 샌프란시스코 인근 제 18지구에서 77%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2선에 성공했다. 하와이 주에서는 2년 전 민주당 후보로 하원에 진출한 샤론 하 의원이 69%를 얻어 당선이 확정됐다.
○…재미 교포들은 오바마 당선인이 미국 내 소수민족 권익을 신장하는 데 앞장 설 것이라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2월 초 오바마 당선인은 상원 외교위에서 "한국에는 10만명 이상의 미국 시민이 있고 미국에는 200만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 시민이 있다. 그것이 한·미 관계의 토대"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후 교포 사회에서는 오바마 후보가 친한파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표심이 기울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맨해튼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동은씨(50)는 "미국의 경제 상황이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는 만큼 한인 사회에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자영업을 하는 한인 중 상당수가 오바마 후보에게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도쿄=차병석 특파원/뉴욕=이익원 특파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