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를 생각하고 있는데 계속 직구만 들어오더라고요.결국 볼카운트에서 불리하게 몰리고. 안 맞는다는 증거입니다."

4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시 세이부 돔에서 계속된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9번째 타석 만에 이번 시리즈 첫 안타를 신고한 이승엽은 안타 가뭄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보다 뭔가 잘 안 풀리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좌완 선발 이시이 가즈히사의 몸쪽 떨어지는 변화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때린 이승엽은 1-2차전 4타수 무안타(삼진 4개), 볼넷 3개로 침묵했던 데서 일단 탈출했다.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뜻에서 이날 다시 '농군 패션'으로 나선 이승엽은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뜬공, 6회에는 중견수 뜬공, 8회에는 삼진으로 돌아서 4타수1안타로 게임을 마쳤다.

이승엽은 "안타를 때리긴 했으나 만족스럽지는 못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변화구를 밀어칠 생각으로 준비 중인데 오늘은 줄곧 직구가 초구로 들어왔다.

타이밍을 못 잡다 보니 결국 볼 카운트에서 불리하게 몰렸고 뜻대로 타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시이는 1회 첫 타석에서 시속 141㎞짜리 직구를 몸쪽 스트라이크로 꽂아 넣으며 이승엽을 윽박질렀다.

2회 안타를 맞은 뒤 6회 세 번째 대결에서도 역시 137㎞ 직구로 이승엽의 의표를 찔렀다.

이승엽은 6회초 볼카운트 2-2에서 139㎞짜리 직구가 들어오자 방망이를 번개처럼 휘둘렀지만 타구는 뻗지 못하고 상대 중견수 글러브에 잡혔다.

세이부 배터리는 이 때 5개의 볼 중 4개를 직구로 상대했다.

이승엽은 "변화구 타이밍이었는데 직구가 들어와 타격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

잘 안 맞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세이부는 4-6으로 뒤진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승엽에게 쐐기포를 맞지 않으려고 불펜의 핵 호시노 도모키를 올렸다.

이날 좌투수만 계속 상대한 이승엽은 상대 집중 견제에 대해 "단기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순순히 받아들였다.

4번 알렉스 라미레스가 이날 좌월 솔로포를 쏘아 올려 이번 시리즈에서 2개째 대포를 신고하고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도 8회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면서 요미우리 중심 타자 중 이승엽만 짜릿한 손맛을 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승엽은 "팀이 졌다면 부담감이 생겼겠지만 이겼기에 좀 나아졌다.

내일은 내가 잘 때려서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이타마<일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