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인도'에서 '김홍도'로 분한 김영호가 "동양화의 매력은 빈 공간"이라고 밝혔다.

김영호는 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미인도' 시사회에서 "지난 2월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에 이어 또 한 번 화가 역을 맡게 됐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밤과 낮'이 개봉하고 해외 언론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덩치가 큰 데 어떻게 화가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며 "김홍도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반대로 감독에게 '덩치도 큰 데 내가 화가가 될 수 있냐'고 되물었다"고 말했다.

이에 전윤수 감독은 "김홍도 초상화를 보면 (김영호보다) 더 무섭게 생겼다"며 김영호를 위로했다.

'밤과 낮'에서 서양 화가로 등장했던 김영호는 서양화와 동양화를 비교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김영호는 "서양화는 공간을 채워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 반면 동양화는 빈 공간이 그림이 되고, 또 상상하면서 그릴 수 있어 좋았다"며 동양화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영호는 이어 "한 번 그림을 그려봤던 탓에 연습만 하면 모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배울수록 어렵기만 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고난이도의 그림을 그리는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대역 없이 역할을 소화했다는 '미인도' 주인공들. 특히 그림을 그리는 장면이 많았던 김영호와 김민선은 그림을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김영호는 "그림을 그리는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선 후기 천재화가 신윤복, 그녀의 첫사랑 강무, 제자를 사랑한 스승 김홍도, 홍도를 사랑한 기녀 설화. 네 사람의 욕망과 사랑을 매혹적으로 그린 영화 '미인도'는 13일 개봉된다.

디지털뉴스팀 서희연 기자 shyrem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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