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택배가 현대아산에 2천 5백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섰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과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력 있는 계열사 도움을 받겠다는 것인데,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이승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달 30일 열린 현대택배 이사회 의사록입니다. 이사회는 현대아산이 경기도 양평에 짓는 블랙스위트 콘도의 분양예치금 보험증서 발급을 위한 2천 5백억원 상당의 연대보증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사회에는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4명의 사외이사가 참석했으나 김병훈 현대택배 사장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다음날, 김병훈 사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합니다. 고 정몽헌 회장의 친구이자 현 회장 초기진용에서 유일한 생존자였던 김 사장이 현대아산 지원에 동의하지 않았고, 이는 사임 사유와도 관련됐을 것이란 추측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입니다. "사임하신 것을 오후에 알았다. 전혀 메세지도 없었다.." 현정은 회장은 금강산 관광 10년을 맞아 건설과 대북사업을 중심으로 현대아산 사업구조 전환을 선언했고, 양평 콘도는 민간 건설의 첫 시험대 입니다. 하지만 난관은 첩첩산중입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된지 석달이 넘은데다, 금융위기로 건설경기까지 급랭하자 현대아산의 자금여력은 위축되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 중단 등의 영향이 있기 때문에 현대아산 갖고는 연대보증이 부족하다. 부족하니까 현대택배 연대보증을 해달라 하는 것이다." 현대그룹측은 김 사장의 사임과 현대아산에 대한 지급보증을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지급보증 자체 보다는 불투명한 대북사업이 우려되며, 잘나가는 계열사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대북사업이 안좋으니까 아산하고 연관돼 있는 상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것이다." 현정은 회장은 취임 5년을 넘기며 고 정몽헌 회장의 색깔을 지우고 완전히 새 진용을 짰습니다. 현대건설 인수와 경영권 방어라는 최대 목표를 이뤄낼지, 무리한 계열사 지원으로 그룹의 운명을 가를지. 금융위기는 새로운 숙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승필입니다. 연사숙기자 sa-soo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