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도 경제 위기의 불똥이 튀고 있는 가운데 각 방송사가 드라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4일 방송가에 따르면 KBS, MBC, SBS 방송 3사의 드라마 책임자들은 지난달 협의를 갖고 최근 들어 회당 80분까지 늘어난 주중 드라마의 방송 시간을 72분 이내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응진 KBS 드라마기획팀장은 "현재는 주중 모든 드라마 편성이 72분 이내로 지켜지고 있다"며 "회당 10분을 줄이면 비용 면에서는 물론 제작 여건에서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방송 3사의 드라마 책임자들은 이처럼 고무줄 편성에 의한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는 한편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 등에 대한 공동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한 드라마 고위관계자는 "배우 1인당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이 넘는 현실은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당장 합의가 어렵겠지만 드라마 업계 전반의 참여를 유도해 드라마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나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방송 3사는 또 방송협회, 드라마PD협회 등과 함께 이달 28일께 드라마 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이런 공조 움직임은 출연료 급등 등 한류의 후유증과 함께 경제상황이 악화하면서 드라마 시장 자체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MBC 드라마국장 출신인 이은규 드라마PD협회장은 "지금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드라마 전체가 공멸할 것"이라며 "드라마 세 편이 동시에 맞붙는 것 자체가 과다 경쟁이며 호경기 시절의 관행이다.

발전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편성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