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익률이이 좋지 못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통감합니다.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밸류자산운용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대내외 악재로 불안해하는 고객을 위해 지난달 30일 예정보다 빨리 발송한 자산운용보고서에서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이 이 같이 사과했다고 밝혔다.

운용보고서에서 이 부사장은 "이번 분기 결산일인 지난달 17일 한국밸류 10년투자 주식투자신탁1호의 3개월 수익률이 -23.5%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22.6%보다 부진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로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대형주를 선호하는 성향이 커진 가운데 그렇지 못한 종목이 시장에서 외면을 받아 단기적으로 큰 손실을 피할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대형주 편입 비율(23%)이 상대적으로 적고 중ㆍ소형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그러나 앞으로도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래량이 많아 환금성이 좋은 대형주 비중을 크게 늘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시가총액은 시장이 기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말해줄 뿐 기업 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환헤지 상품인 키코(KIKO) 거래로 피해를 본 기업들에 투자한 것과 관련해서도 "태산LCD 같이 극단적인 상황에 몰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10년펀드가 보유한 종목 가운데 키코 관련 주식은 모두 10개이고, 비중은 6.11%"라며 "이들 기업 모두가 양호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고, 키코 손실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10개 회사 모두 키코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환율이 합리적인 수준을 이탈해 비정상적 상황까지 온 것으로 보기 때문에 키코 손실 또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계약기간 이전에 환율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관련 키코 손실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이어 "가능성은 낮지만 환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움직인다면 빠르게 대응해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준비도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공포가 해소되려면 며칠이 걸릴지 몇 년이 걸릴지 예상하기 힘들지만, 아무리 혹독한 추위라도 언젠가는 물러가고 봄이 오는 것처럼 주가도 언젠가 그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어길 수 없는 법칙"이라고 했다.

이 부사장은 "앞으로 파종을 준비하는 농부의 심정으로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턱없이 떨어진 종목 비중을 늘려 나가겠다"며 "이와 동시에 펀드의 종목을 압축하는 작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