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쏟아져 나오는 빨래 지긋지긋하죠.이러한 불편을 저렴한 가격으로 해결해 고객들의 삶이 편리해지도록 행복을 주는 회사로 키울 것입니다. "

창업 이래 와이셔츠의 세탁과 다림질 가격을 900원에 고집하고 있는 세탁 전문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 이범택 대표(56)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하루가 바쁘다. 최근 948호점을 열어 1000호점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기도 성남 본사와 함께 있는 세탁 공장에서 세탁성수기를 맞아 평소보다 2~3배 늘어난 세탁물을 일일이 챙기는 것도 이 대표의 하루 일과다.

1992년 설립된 크린토피아는 최근 3년 새 빠르게 성장했다. 이 대표는 "2005년 420개 정도였던 점포수가 지금은 948개가 됐다"며 "요즘에는 소자본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의 가맹점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세탁업의 변화를 가져온 '혁신기업'이다. 세탁소에 세탁시설을 없앤 것.이 회사의 운영시스템은 고객이 세탁소에 세탁물을 맡기면 이를 회사가 수거해 세탁공장에서 처리한 후 세탁소에 보내주는 편의점 방식의 세탁소다. 세탁공장의 자동화와 기계화로 인건비를 줄였고 세탁 가격을 낮췄다. 와이셔츠 한 장은 900원이면 세탁과 다림질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세탁만큼은 최고의 기술력과 노하우,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학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한 섬유전문가다.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의류 수출과 의류 염색 및 청바지 탈색 사업을 하던 이 대표가 세탁업을 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일본에 출장갔다가 기계화 및 자동화된 편의점 방식의 세탁소를 접하고 이를 국내에 적용한 것.

하지만 기술을 들여와 국내에 적용하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 고객들의 불신으로 세탁 의뢰도 없고 가맹점도 생겨나지 않으면서 연속 적자에 시달렸다. 이 대표는 "그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과감한 시설 투자와 연구 개발로 열매를 하나둘 따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의 열정은 국내 업계 최초로 증류식 세탁과 첨단 필터링 방식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증류식 세탁을 하면 오염된 세정액을 사용해 세탁한 옷에서 나는 석유냄새를 말끔히 없애줘 항상 새옷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또 세탁 공장의 자동 컨베이어시스템과 자동 분리시스템을 적용해 효율성을 높여 원가를 낮췄다. 세제 역시 자체 개발해 사용한다. 이 대표는 "우리의 세탁기술은 일본과 미국의 세탁 관련 단체에서까지 1년에 두세 차례 견학와 세탁시스템과 기술을 배워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크린토피아는 세탁 문화를 변화시키고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 하루 3회 배송을 통해 아침에 맡긴 옷을 저녁에 찾을 수 있는 당일 서비스를 도입해 세탁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편견을 깼다.

또 이불,구두,운동화 등 집에서 빨기 어려운 것까지 세탁한다. 이 대표는 "맞벌이 부부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한 새로운 서비스 개발로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에 물류센터를 확장해 세탁 원부자재 등을 효율적으로 공급ㆍ관리하고 옷걸이를 생산해 미국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 가맹점 1000개를 돌파하고 5년 내 300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그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사업확장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지방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