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한국 디폴트 가능성 사실상 제로"… 외평채 금리도 낮아져
월가 "통화스와프 이후 한국 신용도 급상승"

한국과 미국이 300억달러 규모의 원.달러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에 합의한 뒤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시각이 급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국가 부도위험을 반영하는 정부채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스프레드는 급락했고,국가채권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금리도 크게 낮아졌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도 잇달아 한국 경제에 대한 보고서를 내 한국 경제에 대한 예찬론을 펴고 있다.

◆한국물 신용위험 급감

지난 27일 699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던 한국의 5년만기 외평채 CDS 스프레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확정된 후인 30일 394bp로 급락,3일 동안 300bp 이상 떨어졌다. CDS 스프레드는 지난 10월1일 184bp 수준이었던 것이 10월23일 500bp선을 돌파했고 27일엔 699bp까지 치솟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통화스와프 체결로 달러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외평채 CDS 스프레드가 급락했다"며 "10월 경상수지 흑자 발표 등 호재가 가세하면 9월 수준인 100bp대까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DS란 채권이 부도가 났을 때 채권 매입자에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의 하나로 제3자에게 판매된다. 이때 채권 매입자는 일종의 보험료 격으로 수수료를 내는데 이를 CDS 스프레드라 한다. CDS 스프레드가 높으면 채권 발행자의 부도위험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신용위험도를 평가하는 또 다른 척도인 외평채 10년물(2013년 만기물)가산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27일 564bp이던 것이 28일 552bp,29일 497bp로 서서히 낮아지다가 통화스와프가 체결된 30일엔 376bp로 내려앉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31일 발표한 '통화스와프 라인 개설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의 해외차입 및 만기연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가 금융사들의 한국 찬가

월가 금융사들도 앞다퉈 한국의 위험도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보고서를 냈다.

씨티그룹은 한국경제 브리핑 보고서에서 "한국은행과 FRB 간 통화스와프 협정이 한국의 디폴트(부도) 리스크를 급격하게 줄였다"며 "한국의 건전한 경제 체질을 감안할 때 부도 가능성은 이제 사실상 '제로'가 됐다"고 진단했다. 씨티는 24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에 추가로 확보한 유동성 규모를 합치면 활용 가능한 외환이 3000억달러에 달해 외화 유동성이나 부도 위험에 관한 일부 투자자의 우려를 해소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씨티는 다만 세계 경기침체와 국내 신용경색은 여전히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FRB가 한국을 건전하고 잘 관리되고 있는 경제권이라고 평가한 점에 비춰볼 때 한국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또 이번 조치로 국제적인 '유동성 우산'이 넓어짐으로써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자금이 양질의 시장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통화스와프 조치가 한국의 외환보유액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정시키고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미 발표된 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조치와 함께 은행의 대외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경상수지 개선 및 국제 자금시장 경색 완화 전망 등을 반영해 향후 3,6,12개월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250원,1150원,1120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