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간통죄에 대해 가까스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관 9명 중 과반수인 5명이 위헌(헌법불합치) 의견을, 4명이 합헌의견을 냈으나 위헌결정이 되려면 전체 재판관 9명 중 3분의 2인 6명 이상이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합헌이 됐다. 간통죄에 대한 헌재의 합헌결정은 1990, 1993, 2001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30일 남편 박철과 이혼 소송 중 탤런트 옥소리씨 등이 제기한 간통죄 위헌법률심판 사건과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간통죄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해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며 징역형만 규정한 법정형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비춰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며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합헌의견을 낸 민형기 재판관은 "간통죄 처벌에서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를 입법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반면 김종대,이동흡,목영준 재판관은 "간통죄는 헌법상 과잉금지에 위배되고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사생활 비밀과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의견을 냈다. 이들은 "성(性)에 대한 국민의 법감정이 변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간통죄를 폐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송두환 재판관은 "간통죄를 형사처벌하는 것 자체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지만 간통이라도 죄질이 다른 수많은 경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징역형만 규정한 것은 비례원칙에 어긋난다"고 위헌의견을 냈다. 김희옥 재판관은 "간통 유형 중 단순히 도덕적 비난에 그쳐야 할 행위까지 형벌을 부과해 국가형벌권을 행사한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사실상 헌재의 결정은 위헌의견이 다수이긴 하지만 법률유효성에 필요한 유효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합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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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