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31일 검찰 창설 60주년을 앞두고 '20대 주요 사건'을 선정해 29일 발표했다. 지난 2주간 전국 56개 지검ㆍ지청의 검사와 직원 3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검찰이 잘 한 사건 16건과 잘못한 사건 4건을 각각 추렸다.

우선 검찰 활약이 가장 돋보인 사건으로 '박종철 고문치사 및 축소 은폐'를 꼽았다. 1987년 1월14일 서울대생 박종철씨가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경찰 고문으로 사망한 사건으로 검찰은 고문행위자들을 구속기소하고 두 차례에 걸친 재수사를 통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경찰간부들을 구속기소했다. 2위는 '12ㆍ12 및 5ㆍ18사건',3위로는 '불법 대선자금 및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가 뽑혔다. 검찰은 나머지 17개 사건에 대해서는 순위 공개 없이 시대순으로 열거했다. 가장 오래된 사건은 1949년 '임영신 상공부 장관 독직기소'로 법무부 장관의 수사 중단 지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결국 현직 장관을 포함해 16명을 기소했다.

반성의 계기로 삼았던 사건 4건은 '태영호 납북귀환 어부 간첩 사건'과 '부천경찰서 성고문' '대전 법조비리' '서울중앙지검 피의자 사망사건' 등이다. 대전 법조비리는 검사들이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가 드러나 자정의 계기가 됐으며 서울지검 피의자 사망사건은 밤샘 조사 폐지 및 인권 보호 수사 준칙 제정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난달 사법부 60주년에서 했던 것처럼 과거 잘못 수사했거나 기소한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 계획은 없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는 "과거사 진실 규명과 반성을 통해 무고한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해주는 동시에 정치검찰이었던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