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수익자 총회'인가. '피해자 총회' 아니냐."
28일 오전 10시 서울 대방동 공군회관.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인해 환매가 중지된 '우리2스타파생상품투자신탁제KW-8'호의 수익자 총회가 열렸지만 시작부터 투자자들의 항의가 쏟아지면서 파행을 겪었다. 한 펀드 가입자는 "펀드 가입 후 10원 한장 수익을 낸 게 없는데 수익자 총회가 말이 되느냐,채권자 총회나 피해자 총회라는 이름을 걸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펀드는 우리금융과 한국전력을 기초자산으로 한 ELF(주가연계펀드)로 리먼의 파산 신청으로 현재 가치가 '0원'인 깡통 펀드로 전락했다. 초기엔 BNP파리바가 발행한 ELS(주가연계증권)를 편입키로 했다가 출시 후 리먼으로 변경됐는 데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피해자 측의 이종수 신아법무법인 변호사는 "가입자들은 펀드가 손실이 났다고 '생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명백한 계약 위반에 따른 행위를 문제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호선 펀드피해자 인터넷카페 모임 대표는 "BNP파리바가 발행한 ELS를 편입키로 했다가 고지의무를 위반하고 리먼의 ELS를 넣은 만큼 계약은 원천 무효"라며 "즉시 투자원금과 법정이자 등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정철 우리CS대표자산운용 대표는 "발행사 변경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으며 펀드 운용보고서에서도 발행사 내역이 적혀 있다"면서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법적인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법률상 펀드 손실에 대한 보전은 금지돼 있어 손실 보전은 어렵지만 사회통념상 적절한 보상금을 알려주면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총회는 펀드에 가입한 총 288억주 가운데 98억주만 참석,과반수에 미달돼 정식 총회는 무산됐다.
한편 리먼 파산으로 환매중지된 다른 펀드들도 이날 일제히 수익자 총회를 열었다. '삼성2스타2Y파생상품16-1'펀드의 수익자 총회는 과반수 미달로 무산됐지만 '하나UBS기업은행-삼성중공업주가연계파생1' 'My Dual STAR파생상품D-1' 등의 수익자 총회엔 과반수 이상이 참석해 사실상 리먼의 청산 때까지 펀드환매가 연기됐다.
김태완/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