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뭐야? 고가 휴대폰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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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틱폰·뷰티폰·러브캔버스…
60만원 넘는 휴대폰 인기몰이, 터치스크린으로 젊은층 유혹
경기침체로 휴대폰 교체 수요가 크게 줄었지만 60만원 이상 고가 휴대폰 판매는 도리어 늘어나는 이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햅틱,LG전자 뷰티 등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택한 고가 휴대폰이 인기를 끄는 게 주요인이다. 게다가 7월 이후 휴대폰 보조금이 축소되면서 공짜폰이 사라지자 휴대폰을 교체할 때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고가폰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60만원 이상 휴대폰 판매 '껑충'
SK텔레콤이 지난 9월 판매한 휴대폰 중 60만원이 넘는 고가폰의 비중은 무려 21%에 달했다. 이는 올 1,2월 각각 2.3%,2.8%였던 비중에 비해 1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KTF와 LG텔레콤도 고가폰 판매가 늘어나긴 마찬가지다. 60만원 이상 고가폰의 판매 비중이 지난 1월 각각 3%,3.7%에 불과했지만 9월에는 각각 12%,12.1%로 늘어났다.
반면 저가폰 판매 비중은 크게 줄어 한때 80%에 육박하던 40만원 이하 휴대폰 판매비중이 SK텔레콤 42.9%,KTF 41%,LG텔레콤 56%로 낮아졌다.
◆터치폰 인기,보조금 축소 등이 원인
터치스크린 방식의 고가 휴대폰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게 고가 휴대폰 판매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햅틱폰은 벌써 판매량이 70만대에 육박했고 뒤어어 나온 후속 모델 햅틱2도 출시 4주 만에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다. 햅틱폰은 가격이 70만원대 후반을 웃도는 비싼 가격인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 LG전자 뷰티폰,시크릿 등을 비롯 팬택계열의 러브캔버스 등 인기를 끄는 상당수 제품이 터치 기능을 갖춘 고가 제품이다. 지난달 전체 판매된 휴대폰 5대 중 1대가 터치폰일 정도다.
공짜폰 판매가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고가폰 판매 비중이 높아진 측면도 있다. 이동통신사 간 보조금 경쟁이 치열했던 올초에는 30만~40만원대 휴대폰이 공짜로 나와 인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들 제품도 20만원 이상을 줘야 구입할 수 있어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
대리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 시 활용하는 휴대폰 할부프로그램(이통사가 할부금 일부 지원) 대상 휴대폰이 고가폰에 집중된 것도 한 원인"이라며 "보조금이 줄어든 이후 할부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 관련 고가폰 판매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교체 수요 20% 축소
경기침체의 여파로 휴대폰 판매량은 크게 줄었다. 지난 6월 252만대까지 올라갔던 이통사 월 휴대폰 판매량은 지난 9월 184만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휴대폰을 교체할 때 이통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가입자는 올 한때 월 100만명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9월에는 40만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안 좋아진 데다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줄이자 휴대폰 교체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