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일 큰 폭으로 주저앉자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손실 우려가 커졌다. ELS에 투자하는 펀드인 주가연계펀드(ELF)도 대거 손실을 내고 있으며 원금을 전액 날린 주식워런트증권(ELW)도 속출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26일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판매된 공모형과 사모형 ELS의 발행 규모를 18조9423억원으로 추정하고 이 중 70% 이상이 '녹인(knock-in) 배리어'(원금 손실 가능선)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ELS는 대개 기초자산의 가격이 한번이라도 최초 기준가격의 60~70% 수준으로 떨어지면 만기 때 원금의 일부를 떼일 수 있다. 최근 증시 폭락으로 ELS 10개 중 7개가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발행된 ELS 가운데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LS가 절반 이상인 9조946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 한국전력 현대차 등 개별 종목이 기초자산인 ELS는 7조5761억원으로 집계됐다"며 "종목형 ELS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지난 24일 40만7500원까지 밀리면서 '녹인 배리어' 진입이 본격화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지금까지는 지수형 ELS가 대거 '녹인 배리어'에 들어가면서 이로 인한 '선물 헤지' 청산 물량이 나와 증시를 압박했는데 앞으로는 지수형보다는 삼성전자 LG전자 신한지주 현대차 등 개별 종목형 ELS가 매물을 쏟아낼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수 급락으로 인해 주가가 올라야 이익을 내는 '콜ELW'도 대거 '휴지조각'이 됐다. 콜ELW 101개가 24일 기초자산의 주가가 행사가보다 낮아져 만기일인 28일 행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들 ELW는 모두 기초자산이 삼성전자 등과 같은 개별 종목이다. 종목형 ELW는 만기일 이전 5일간 종가를 평균한 가격이 행사가에 미치지 못하면 만기일에 '0원'의 상태로 상장폐지된다.

또 '풋ELW' 1종목도 28일 행사되지 못하고 사라지게 돼 2005년 12월 ELW가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이후 하루 규모로는 가장 많은 종목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장경영/김재후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