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매장의 자체 브랜드, PB 제품이 국민건강의 사각지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분별하게 제품을 늘리면서 관리범위를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유미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주부 백희정씨는 자주 이용하는 할인점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백희정 은평구 응암동 "PB제품을 살 때 뒤에 제조회사를 확인했어요. 그래서 좋은 제조회사면 같은 상품인 줄 알았더니 최근 뉴스보니 원료가 틀리다고 하더라구요, 완전히 배신감 느끼는 거죠" 주부 한지은씨 또한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입하지만 항상 불안하다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한지은 은평구 녹번동 "믿기 힘들어요, 믿기 힘들어도 어쩔수 없잖아요. 잘 보고 먹어야죠, 보고 국산 써진거 확인해보고 사야죠" 처음 저렴한 가격으로 급속히 인기를 얻었던 PB제품의 신뢰가 잇단 사고로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마트의 가루녹차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농약이 검출되는가 하면 홈플러스의 참기름에서는 발암물질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이번에는 전 대형마트 PB 건빵에서 멜라민이 검출, 우리 식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국내에 유통중인 중국산 계란분말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PB제품에서 또다시 발견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식약청은 현재까지 조사결과 "유명 식품업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해 이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상황입니다. 마트는 자사 브랜드를 붙여 '싸고 안전한 상품'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중소업체는 낮은 납품단가를 맞추기 위해 값이 싼 중국산 원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대형 할인점의 PB제품 검사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국내 한 대형마트의 PB검사를 하는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2천여개에 육박하는 PB제품을 검사하는 인원은 불과 30여명 안팎. 또 다른 대형마트의 PB 관리부서. 이 곳 역시 급성장하는 PB규모와 맞지 않게 작은 규모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롯데마트 관계자 "(PB컨설팅업체인) 데이몬 직원이 30여명 정도 된다. 본사 NB까지 포함하면 많아진다. PB만 하는 것이 아니라 NB와 같이 (검사) 한다" 하지만 이 마트의 식품부문 PB제품수는 의류를 제외해도 무려 1천여개. 1명이 수십여곳의 제품을 검사하다보니 제대로 검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게다가 PB검사를 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NB, 즉 제조업체 직원들로 자사제품에 대해 묵인하거나 안이하게 접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롯데마트 관계자 "검사는 (제조)업체와 저희가 같이한다. 외부 기관에 맡겨 검사할 경우도 같이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대책은 없을까. 대형 할인점측은 "수백개의 제품 부재료까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가 생길 때마다 관련회사의 제품 퇴출이라는 사후약방문식 조치가 거듭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PB상품이 대형마트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제품인 만큼 제조업체에 일방적으로 책임을 넘기기 보다 마트 자체적인 사전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경기침체를 타고 2조원을 훌쩍 넘게 성장한 대형 할인점의 자체 브랜드 시장. 저렴한 가격만을 우선시하다보니 결국 품질과 안전관리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맹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WOW-TV NEWS 유미혜입니다. 유미혜기자 mhy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