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연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25조원 규모의 은행채를 매입해 달라는 은행권의 요구에 대해 "25조원은 4분기에 만기 도래하는 전체 은행채 규모인데 이를 전부 중앙은행이 인수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은행채 '일부 매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 매입해줘야 (자금시장이) 돌아간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25조원 규모의 은행채 가운데 10조원 정도를 한은이 매입해주면 자금시장이 충분히 안정될 수 있다고 본다"며 "나머지 15조원은 국민연금 등 다른 기관투자가들이 매입하거나 은행들이 예금 등으로 자체 조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은 간 협의가 이뤄질 경우 10조원 규모의 은행채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은행채를 매입하면 은행채의 금리가 내려가고,연쇄적으로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의 상승세가 차단돼 급등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위기 상황에서 자칫 불거질 수 있는 가계 부실 요인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6조5000억원에서 9조원으로 2조5000억원 확대했다. 총액한도대출은 중소기업에 대한 저금리 대출로 현재 연 3.25%의 금리가 적용된다.

주용석/정재형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