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0억弗 MMF시장 투입 … 단기 자금시장 살리기 특단책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 자금시장의 신용경색 해소를 위해 기업어음(CP)과 함께 양도성예금증서(CD) 매입에도 착수한다고 21일 발표했다. FRB는 최대 5400억달러를 투입해 CP와 CD의 매입을 촉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FRB는 이날 성명을 통해 머니마켓투자펀드기구(MMIFF)라는 특별 기구를 설치，이를 통해 만기 90일 이내의 CP와 CD 매입을 진행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FRB는 앞서 기업의 자금 경색을 덜어 주기 위해 기업의 단기 운전자금 조달 수단인 CP 매입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FRB는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시중 은행들이 대출 재원 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예금증서인 CD도 매입키로 한 것이다.

이러한 CP와 CD는 머니마켓 펀드(MMF)에서 유통되고 있으나 금융 위기가 고조되면서 시장에서 유통 물량이 줄고 신규 발행은 물론 차환 발행까지 어려워짐에 따라 FRB가 직접 매입에 나선 것이다.

중앙은행이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역할을 맡기로 한 것은 대공황 이후 처음 있는 일이며 은행이 발행한 CD를 매입하는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FRB는 지금까지 시중 은행에 대해서는 국채를 담보로 유동성을 공급해 왔으나 이번에는 국채 담보 이외에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 CD 매입이 추가된 것이다.

FRB는 "최근 MMF가 자산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단기 채권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FRB의 이번 프로그램이 노리는 바는 MMF 시장의 유동성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FRB는 CP와 CD 매입을 통해 시중 은행과 다른 금융사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면 은행 간 대출은 물론 가계와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도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