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MBA 100주년 기념행사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하버드비즈니스스쿨) 졸업 동문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열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100주년 행사에서 이 학교 출신 유명 경영인들은 "현재의 금융위기로 인해 경영자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우리는 새로운 책임감을 느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멕 휘트먼 이베이 창업자,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릭 왜고너 제너럴모터스(GM) 회장 등 유명 동문 경영인들이 참석했다. 하버드대를 중퇴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제이 라이트 하버드 경영대학장은 기념식 축사에서 "우리는 금융시스템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도 '경영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학교 동문인 골드만삭스의 빌 조지 이사는 "기업 이사회에서 일하는 것은 더 이상 영예로운 일이 아니다"며 금융위기로 인한 기업 리더십의 실추를 꼬집었다.

FT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학생들은 엄격한 '사례 연구'(케이스 스터디) 등을 통해 치밀한 경영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오히려 이런 혹독한 교육 방식이 학생들에게 과도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가치와 능력이 최고 수준이란 확신을 하게 되고,이 같은 자신감은 무리한 경영으로 이어져 위기를 키우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통을 자랑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위상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라이트 학장은 "금융위기의 해결책은 우리가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위기를 극복할 지도자도 바로 우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