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외부 변수 뿐만 아니라 자금시장 불안이라는 내부 악재까지 겹치면서 속절없이 하락하자 정부가 결국 금융 안정 대책을 내놨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대책이 예상 수준이어서 큰 효과는 기대되지 않지만, 적어도 증시 지지선 구축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대우증권은 정부 대책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지난 주보다 안정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우 임태근 연구원은 "지급보증안으로 해외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은행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기대되며, 국내 은행에 대한 불안한 시각을 나타내며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해 온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금시장 불안으로 가장 민감하게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중소기업에 대해 원화 유동성을 확충하기로 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3년이상 가입한 적립식 펀드에 대한 소득 공제로 수급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증권도 "이번 조치는 상당부분이 금융시장 안정에 초점이 맞춰줘 있어 신용경색 확산을 차단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할 것"이라며 "극도로 불안했던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는 진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조치는 10월 초 적극적으로 정책을 내놨던 주요국에 비해 한발 늦어 최근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부진을 만회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 관련 대책이 보강되어야 국내 자금시장 안정과 기업 부실 전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

황금단 연구원은 "추세를 돌려놓을 정도의 파급효과는 발휘하지 못할 전망이나, 현실적으로 끝없이 하락하던 주가에 제동을 걸고 변동성을 줄이게 될 것"이라며 "지지선 구축 과정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 주가 변동성 축소를 기다린 후 반등 시 우량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양증권은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이 증시가 연중 저점을 이탈하는 적절한 타이밍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이지만 아직 대외 요인이 불안한 까닭에 크게 빛을 발하기는 무리"라며 "단기 반발 매수심리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