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구찌 다점포형 vs 소수정예 샤넬·에르메스

5대 명품 브랜드(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샤넬 에르메스)가 급속히 커지는 국내 명품시장을 주목하고 있지만 백화점 입점 전략에선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루이비통 구찌 등은 '매스티지'(대중명품) 상품군을 강화하며 매장을 적극 늘리는 반면 샤넬 에르메스처럼 '명품 중의 명품' 즉,'위버 럭셔리'(초특급 명품)를 지향하는 브랜드들은 매장 확대에 극히 신중한 입장이다.


◆브랜드 간 점포수 격차 확대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5대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 수는 각각 2~3개(갤러리아 명품관,현대백화점 본점 등)로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국내 명품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루이비통 구찌는 해마다 2~3개씩 매장을 늘린 반면 샤넬과 에르메스는 높은 선호도에도 불구하고 신규 점포를 내는 데 소극적이다.

명품 매출이 30~40% 급증해 백화점을 먹여살린다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루이비통은 갤러리아 타임월드점(4월·대전),롯데 센텀시티점(6월·부산),현대백화점 울산점(11월 예정) 등 3개를 늘리고 구찌도 롯데 센텀시티점(3월),갤러리아 타임월드점(9월)에 매장을 냈다. 그러나 샤넬은 올해 백화점 입점 계획이 아예 없고 에르메스는 지난해 신세계 본점,올해 신세계 강남점 등 최근 들어 연간 한 곳 정도 매장을 냈을 뿐이다. 이에 따라 명품 브랜드별 백화점 매장 수는 구찌가 16개,루이비통 15개,프라다가 11개로 샤넬(7개)이나 에르메스(6개)보다 두 배 안팎 많다.

한 백화점 명품 바이어는 "루이비통 구찌 등 대중화 전략을 펴는 브랜드들은 100만원 미만의 '입문 상품'(엔트리 명품)을 주력으로 상권을 넓혀가는 반면 샤넬과 에르메스는 최고급 이미지를 내세우며 매장 희소성을 더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루이비통과 구찌는 매장 수가 20개를 넘길 전망이지만 샤넬 에르메스는 10개를 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에르메스는 신세계만 좋아해(?)

백화점들의 명품 유치 경쟁에서는 신세계가 한발 앞선 모습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2월 개장한 본점 명품관에 서울 강북에선 최초로 에르메스를 입점시키는 등 5대 명품 브랜드를 싹쓸이한 데 이어 광역시 이외 지역에선 처음으로 죽전점에 루이비통과 구찌 매장을 유치했다. 내년 3월 문을 여는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도 5대 브랜드들이 모두 입점한다.

특히 에르메스는 2006년 이후 신규 매장 3곳을 모두 신세계에만 넣어 눈길을 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샤넬과 에르메스가 최근 부산 센텀시티에서 롯데보다 신세계를 택한 것은 매장 면적·위치 등 '하드웨어'가 더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태형/최진석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