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와 금리격차 크게 벌어져 '투자기회' … 최대 10조원

국민연금이 국고채에 비해 가격이 싸진 우량 회사채와 은행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김선정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국고채와 비교해) 금리 스프레드(격차)가 벌어진 AA급 우량 회사채와 은행채를 대거 사들일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우량 회사채와 은행채 투자 규모는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 10조원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100억달러 상당의 미국 국채를 최근 한국은행에 팔기로 하면서 10조원이 넘는 채권 투자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여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국고채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사채와 은행채에 돌리기로 한 것까지 감안하면 10조원 이상 은행채와 회사채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이와 관련,국민연금은 다음 주께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회사채와 은행채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기금 운영 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최근 국고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회사채 및 은행채와의 금리 격차가 너무 벌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5.03%인 반면 AA―급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는 연 8.01%로 금리 격차가 2.98%포인트나 된다. AAA급 은행채 3년물 금리도 연 7.88%로 국고채와 2.85%포인트 차이가 난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리면 이 격차가 축소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우량 회사채와 은행채를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

국민연금의 회사채와 은행채 투자는 AA급 이상 우량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A급 이상을 사고 있지만 좋지 않은 최근 경제 상황을 감안해 AA급 장기 채권에 주로 투자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나 포스코 같은 회사들이 만기 5년 이상 채권을 발행하면 안 사줄 이유가 없다"며 "오늘 한국토지공사로부터 1000억원 상당의 7년 만기 회사채(금리 연 7.25%)도 매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보유분 158조원 가운데 회사채 비율은 5%,금융채 비율은 25% 정도다.

서욱진/정인설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