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1동 제과점

젊은층 겨냥 '오늘의 빵' 개발

실내도 화사하게…매출 25% 껑충

"어! 매장이 아주 환해졌네요. " "여기도 '모카번'이 있네요. "

서울 서초구 반포1동에 있는 제과점 '케이크오페라'의 점주 박경선씨(47).그는 요즘 고객들이 달라진 매장 분위기를 알아줄 때마다 일할 맛이 난다. 두달 전만 해도 점포에서 찾아볼 수 없던 활기와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서다.

박씨는 서울 장충동의 VIP 사교클럽인 '서울클럽'의 제과부 조리장까지 지낸 25년 경력의 '프로 제빵사'다. 각종 제과경연대회에서 상을 휩쓸었고 TV방송 프로그램에도 소개될 정도로 제과업계에서는 실력파로 통한다. 이런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2000년 4월 '케이크오페라'를 열었다. 개점 초기에는 장사가 잘 돼 돈도 제법 벌었으나,인근에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부터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 달에 본인의 인건비 정도(200만~300만원)를 버는 수준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박씨는 '이대로 가다간 적자를 낼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에 지난 8월 초 자영업무료컨설팅을 의뢰했다. ▶본지 9월1일자 B9면 참조

컨설팅 결과 이 제과점의 문제는 제과·제빵 기술력을 과신해 신제품 개발이나 매장 구성,마케팅 등을 소홀히 했다는 것.그는 이 같은 지적을 겸허히 수용,즉시 개선에 들어갔다.

우선 "20~30대가 많이 거주하는 상권 특성상 이들이 선호하는 신제품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는 컨설턴트들의 조언에 따라 제과협회로부터 기술 전수를 받아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제과·제빵분야의 베테랑인 그가 새로운 빵들을 내놓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최근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모카번'(일명 로티보이)과 '단호박 크림치즈빵',이탈리아 스타일의 감자빵,웰빙 트렌드에 맞춘 호두빵과 흑미식빵 등을 만들어 지난달 초부터 매장에 내놓았다.

매장 인테리어와 디스플레이 방식도 크게 손질했다. 개장 초부터 사용하던 어두운 갈색톤의 중앙 진열대와 벽면 진열대를 밝은 베이지색톤으로 교체했다. 진열대 크기를 줄여 손님들의 동선을 넓히고 어지럽게 진열돼 있던 상품 수도 줄였다. 또 자신의 전공 분야인 고품격 빵과 쿠키,초콜릿류 등은 별도 장식장을 마련해 진열하는 대신 새로 개발한 상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빵을 구워내는 횟수를 종전 1회에서 오전과 오후에 한 번씩 2회로 늘리고,갓 구워낸 빵을 포장 없이 매장에 내놓아 고객들이 고소한 빵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의 커리어와 기술력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PR 작업도 했다. 벽면에 게시판을 부착해 각종 수상 사진과 상장들을 가지런히 걸어놓은 것.옥외 테라스에는 알림판을 설치해 빵이 나오는 시간과 당일에만 정상가격보다 싸게 파는 '오늘의 빵' 제품을 알려 고객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고객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박씨는 "매장의 달라진 모습과 새로운 빵에 대해 젊은 고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며 "매장을 바꾼 지 한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하루 평균 매출이 25%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고객관리와 마케팅을 위해 POS(판매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를 곧 도입할 계획이다. 정확한 영업 분석을 통해 주력 상품을 더욱 차별화하고 맞춤형 고객 판촉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컨설팅을 통해 소규모 점포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점포 운영에서도 '프로'가 되어 '기술자는 사업가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리겠다"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구 커피전문점
직장인 위한 브런치 개발, 신속 배달·포인트 적립

단골 한달새 500명 늘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스코 사거리에 있는 커피숍 '커피앤브레드'.차별화된 점포 운영으로 개업한 지 5개월여 만에 스타벅스 세가프레도 탐앤탐스 등 인근 유명 브랜드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작지만 강한'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점주 강미경씨(42)는 부동산 컨설팅업에 종사하다가 지난 6월 현 점포를 2억원에 인수했다. 간판을 바꿔 달고 이탈리아 고급 커피인 '트루칠리' 커피만 사용하는 등 의욕을 보였으나,영업실적은 하루 매출 30만~4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3000만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오히려 더 떨어지자 강씨는 지난 8월 초 컨설팅을 의뢰했다. ▶본지 8월25일자 B25면 참조

강씨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메뉴를 재편하고 서비스 방식과 매장 구성에 이르기까지 점포 운영을 총체적으로 바꿔 나갔다. 우선 주요 고객층인 20~30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브런치 세트메뉴 3종을 새로 개발했다. 베이컨을 넣어 만든 뉴욕식 핫도그와 포도가 들어간 머핀 등도 메뉴에 추가했다. 모든 메뉴는 점포에서 직접 만들어 내놓았다. 새로 개발한 메뉴들로 구성한 벽면 메뉴판을 눈에 잘 띄는 주방 전면에 부착하고,테이블 고객을 위해서는 별도로 메뉴북도 제작했다. 점포가 폐쇄적인 느낌을 준다는 지적에 따라 이중으로 설계된 문은 항상 개방했다.

인근 경쟁점포와 차별화하기 위해 '발로 뛰는'서비스에 적극 나섰다. 테이블 고객에겐 직접 서빙해주고 가까운 지역은 배달 서비스도 해줬다. 할인권을 만들고 포인트 적립제를 도입해 한 달 만에 500여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이 같은 개선 활동에 힘입어 지난달 매출은 1700만원으로 컨설팅을 받기 전보다 두 배가량 껑충 뛰었다. 강씨는 "창업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사전에 철저한 분석과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무리 불황이라도 상권 특성에 맞는 영업전략을 세워 전력을 기울인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복요리집

고풍스런 분위기 새단장, '20년 전통 손맛' 부각

손님 흐뭇…이익 절로 ↑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뒤에 있는 83㎡(25평) 규모의 고급 복요리 전문점 '이조복집'.20년 전통의 이 음식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예약이 필수일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하지만 올 들어 경기 침체에 물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예약 손님이 줄어들고 영업이 부진하자 지난 7월 초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본지 8월4일자 B9면 참조

점주인 우상범(52)·조영주(50)씨 부부는 컨설턴트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개업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에 나섰다. 조영주씨는 "20년간 큰 변화없이 기존 영업 방식을 고수해 시대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컨설팅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쇄신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우선 '옛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되 근본은 잃지 않는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컨셉트로 인테리어 개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한옥풍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는 벽지로 벽면을 도배하고 페인트칠도 새로 했다. 접대차 온 손님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이전에 없던 밀실형 룸을 새로 설치하고 룸에서 바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통로도 새로 만들었다. 다소 산만하던 홀 구조도 창가 테이블을 중심으로 재배치했다.

또 매장에 '20년 전통'을 알리는 포스터를 만들어 부착하고 구형 흑백 TV 등 오래된 물건들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해 고객들이 식당의 역사를 한눈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출입구는 적벽돌색과 어울리는 색상으로 재단장하고 매장 전면에 복어 수족관을 설치해 참활복만으로 요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객 취향이나 식생활습관 등을 별도로 정리해 두는 고객 정보 DB화 작업도 시작했다. 또 이벤트나 판촉 행사 등을 문자메시지로 알리기 위해 손님들에게 명함을 받아 고객 명부도 작성 중이다. 점주 조씨는 "지난달 매출이 20% 정도 증가했고 신규 고객들도 많이 늘었다"며 "매출이 오른 것보다는 '식당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고객들의 반응에 더 만족한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도와주신 분들
김형영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정책과장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
박민구 맛깔컨설팅 소장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