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한 영업실적에도 불구하고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로 피해를 본 기업들에 대한 증권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금융시장 침체에서 촉발된 위기가 실물경기로 옮겨갈 조짐이 보이고, 16일 원/달러 환율도 1300원대에 올라서는 등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우주일렉트로닉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키코 손실보다는 안정적인 실적을 감안 하면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우주일렉트로닉스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255억원,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각각 전년동기보다 37%와 56% 늘었지만 3분기 76억원 규모의 통화옵션 손실로, 당기순이익은 2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9% 감소했다.

신영증권은 이날 우주일렉트로닉스의 주가는 급등하는 환율에 따라 KIKO 손실의 불확실성이 급증하며 막연한 두려움으로 급락한 상태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의 증가가 평가손 증가를 상당부분 상쇄하기 때문에 이런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만6000원을 유지했다.

윤혁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출액의 약 60%를 달러로 결제하고 매입은 100% 원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르면 영업이익이 12억원 가량 증가하고 당 분기에 발생하는 파생상품 거래손실은 13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예상 손실을 보수적으로 모두 당 분기에 반영하는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제외하면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은 예상보다 작다"고 분석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현재 우주일렉트로의 08년 EPS기준 PER은 4.4배로 KIKO 손실을 반영했음에도 저평가 상태이며 09년 EPS 기준으로도 2.7배의낮은 벨류에이션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증권도 우주일렉트로닉스에 대해 추가적인 파생손실 우려보다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그러나 목표주가는 1만원으로 9% 하향조정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우주일렉트로 주가는 이날 오전 11시 7분 현재 전날보다 340원(4.82%) 내린 67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134억원 규모의 통화 관련 파생상품거래 손실을 기록한 동양기전도 증권사로부터 긍정적인 분석이 나왔지만 5% 이상 급락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전날 동양기전에 대해 대표적인 직수출 부품업체임에도 불구하고 키코(KIKO)에 따른 무차별적 불안감으로 주가가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수출주로서 환율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에 투자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가 됐다며 매수 투자의 견과 목표주가 1만1000원을 유지했다.

동양증권은 동양기전의 3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1056억원, 66억원으로 계절요인을 감안하면 크게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KIKO를 포함한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대규모로 인식되며 경상이익 및 순이익은 적자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상민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대규모 파생상품 평가손으로 올해는 순이익 기준으로 실망스러운 실적보고가 예상되지만 2009년 에는 과거보다 한단계 높아진 환율을 바탕으로 평가손의 환입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황에서 큰 폭의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124억원 가량의 파생상품 손실을 기록한 중장비 제조업체 에버다임도 9% 이상 급락중이다.

대우증권은 지난달 12일 에버 다임에 대해 중동, 러시아, 아프리카 외에 멕시코, 브라질 등 남미 국가로의 매출이 가세하면서 수출은 안정 적으로 유지되고 있 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통화옵션 손실은 영업이익 증가분과 외환관련 평가이익으로 상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통화옵션(KIKO)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상품별로 계약금액이 크지 않고 내년 3월까지 만기가 종료되는 상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으로, 4분기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영업이익 증가분과 외환관련 평가이익으로 일정부분 상쇄가 가능해 순이익의 차이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더욱이 2009년에는 통화옵션 관련손실이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