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론은 섣부른 기대였을까. 뉴욕증시가 15일(현지시각 ) 1987년 10월 이후 최대 폭락을 기록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이날 733.08포인트(7.87%) 하락한 8577.91로 장을 마감하며 맥없이 86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9월29일 777.68포인트에 이어 두번째로 큰 하락세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628.33을 기록해 전날보다 150.68포인트(8.47%) 빠졌다. S&P 500지수는 9개 종목이 20% 이상 떨어지면서 90.17포인트(9.03%) 폭락한 907.84로 하루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S&P 500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지난 87년 블랙먼데이 때의 22.6% 이후 가장 컸다.

이날 하루 동안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1조달러 이상 증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매판매가 3년만에 최악을 기록하고, 금융권에 대한 구제책에도 불구하고 경제 침체 기미가 깊어지고 있다는 전망에 증시가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날 발표한 베이지북을 통해 9월 들어 경제 활동이 침체되고 있다며, 소비는 감소하고 생산 활동은 위축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발표된 9월 소매판매도 1.2% 떨어지며 1992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기 침체가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S&P 500 에너지지수는 15% 폭락했다. 엑슨모빌, 쉐브론은 12% 넘게 떨어졌다.

전달 연쇄점 판매가 1.2% 감소했다는 미 상무부 발표로 인해 월마트도 8% 하락했다.

이번 주 들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모건스탠리는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가 "정부의 금융구제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라고 밝힌 뒤 16% 폭락했다. 씨티그룹도 13%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해 배럴당 75달러선이 붕괴했다.

경제 침체 우려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는(WTI)는 5.2% 떨어진 배럴당 74.54 달러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