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웅 현대증권 회장이 임기 7개월여를 남기고 중도에 증권사를 떠난다.

김 회장은 최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써온 전자서신 '세심록'을 통해 석별의 정을 고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중웅 회장은 지난 6일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세심록'을 통해 "그 동안 임직원들이 맡은바 임무를 성심성의껏 수행해 주었기에 대과없이 소임을 마칠 수 있었다"면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기억의 잔상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이임의 변을 전했다.

또한 21개월의 재임 기간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과 자산관리영업 조직을 강화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김 회장은 "지난 21개월이 비록 긴 시간은 아니지만 저 나름대로는 현대증권을 위해 열정을 쏟았다고 생각한다"며 "5000여억원의 유상증자에 성공해 자본을 확충했고, 무엇보다 자산관리영업 조직을 강화해 본격적인 WM(웰스매니지먼트)영업을 가동하기 위한 시스템을 정립한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법인·IB영업의 기반이 되는 리서치능력을 제고해 올 상반기에는 5개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배출했다"면서 "리스크 관리 조직을 본부로 독립해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큰 손실을 입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 또 "호프데이, 카페 등을 통해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애쓴 것이 뿌듯한 기억으로 남는다"며 "새로운 금융환경에 대한 도전과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의 창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무한 열정, 그리고 그 목표를 향해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화합을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귀거래사'라는 제목의 이 전자서신에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과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가 함께 부른 'Time to Say Goodbye'를 곁들였다.

한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현대증권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16일 개최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주총에서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오는 2009년 5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김중웅 회장이 물러나고 회장 직제도 폐지된다.

김중웅 회장은 지난 2000년 3월 퇴임한 이익치 전 회장 이후 약 7년 만에 '회장' 직제를 부활시켜 취임했었다.

현대증권 측은 이번 임시주총에서 현 회장과 함께 정항기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키로 했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