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공부한 제 경제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점검해 보고 싶어요. TESAT 시험을 목표로 준비하다 보면 실력도 더 늘 테니 일석이조잖아요. "

KBS 2TV의 인기 토크쇼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몽골 출신 유학생 체웨그메드 나르망타흐씨(27·KAIST 대학원 경영공학 4학기)가 오는 11월2일 실시되는 제1회 경제이해력 검증시험 테샛(TESAT:Test of Economic Sense And Thinking)에 외국인으로서는 가장 먼저 응시 원서를 냈다.

그는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TESAT 예시문제를 풀어보고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시험 준비를 위해 한국경제신문을 꼼꼼히 읽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첫 시험부터 좋은 점수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험을 통해 공부 방향을 정하고 경제신문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파악하겠다는 것.그에게 이번 시험은 본고사를 위한 예비고사인 셈이다.

몽골국립대학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그는 2003년 한국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과 인연을 맺기 전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한류 드라마를 몇 번 본 게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날 한진그룹 장학재단의 후원 광고를 보고 유학을 결심,인하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처음엔 문화와 언어 장벽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교수에게 반말을 하다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한글이 익숙하지 않아 남보다 두배 세배 노력해야 따라갈 수 있었다. 그는 졸업식날 경상대학 수석(졸업생 128명)을 차지해 주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체웨그메드씨는 KAIST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한국 생활이 편안하고 정이 들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공신(공부의 신)들하고 경쟁하는 게 너무 힘들어요. 다들 보통 실력이 아니예요. " 체웨그메드씨는 이 때문에 '미녀들의 수다' 출연도 멈추고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 5년간 한국 경제를 지켜보며 무엇을 느꼈을까.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려면 사람의 힘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한국처럼 압축 성장하려면 고급 인력이 많아야 하고,박정희 대통령 같은 강력한 리더십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체웨그메드씨의 꿈은 몽골을 대표하는 금융전문가가 되는 것.한국에서 공부한 김에 금융 분야에서 경력도 쌓을 계획이다. TESAT을 보는 것도 이를 위해서다.

"한국은 제가 공부하고 꿈을 펼칠 기회를 줬어요. 한국 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몽골에 돌아가면 몽골과 한국이 경제적으로 윈윈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게 한국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 TESAT 응시원서는 홈페이지(www.tesat.or.kr)에서 오는 20일까지 받는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