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으로 시가총액이 채 100억원도 안 되는 '미니' 상장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내년 2월부터 강화되는 자동퇴출요건에 따라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회사도 6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100억원 미만인 상장사는 157곳에 달한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펀드를 제외한 135개 종목의 시총이 100억원을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이 1000곳을 조금 넘는 것을 감안하면 13% 가량의 코스닥 상장사가 시총 100억원 이하라는 얘기다. 작년 이맘때는 단 3개의 코스닥 상장사만 시총 100억원을 하회했다.

종목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의 진양폴리는 시총이 48억6000만원밖에 안 돼 가장 덩치가 작았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삼협글로벌(26억원) ST&I글로벌(28억원) 모티스(28억원) 엔이씨(36억원) 리노셀(37억원) 순으로 시총 하위 종목을 구성했다.

문제는 이들의 시가총액이 내년 2월까지도 현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상장이 폐지될수도 있다는 데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맞춰 내년 2월 4일부터 퇴출 제도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은 기존 25억원에서 50억원, 코스닥시장은 20억원에서 40억원으로 시총 하한선이 변경된다. 시총이 일정 기간 동안 기준선을 밑돈 회사는 증시에서 자동 퇴출된다는 얘기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시가총액은 상장사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라며 "시가총액이 크게 떨어진 상장사 대부분은 기업의 연속성이 의심될 정도로 재무상태가 나쁘다"고 지적했다.

시총 기준에 걸려 퇴출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주가를 끌어 올릴만한 호재를 마련하든지, 유상으로 신주를 발행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 당장은 유상증자가 선호되는 모습이다.

코스닥에서 덩치가 가장 작은 삼협글로벌은 지난달 말 1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예정 신주(3000만주)가 기존 주식수에 비해 9배에 이르는 대규모 증자다. 리노셀도 신주 2800만주를 발행하는 207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중이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대기업들도 요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데 중소기업의 증자에 참여할 투자자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어떻게든 증자를 해서 퇴출은 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슷한 상황이 매년 반복될 수 있다"면서 투자에 주의를 당부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