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TV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컴퓨터 없이도 인터넷에 있는 각종 정보를 TV로 즐길 수 있는 TV가 인터넷 TV(IPTV) 시대의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주요 TV업체들이 속속 콘텐츠를 강화한 TV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시장을 연 것은 세계 TV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세계적 인터넷 포털 업체인 야후 등과 손잡고 인터넷 정보를 TV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TV를 업계 최초로 내놨다.

◆콘텐츠 TV, 무엇을 즐길 수 있나

현재 국내에서 TV를 통해 인터넷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TV를 내놓은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TV용으로 짜여진 네이버 정보를 콘텐츠 TV인 크리스털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제한이 있다. 컴퓨터에서 네이버 검색 창에 각종 검색어를 두드리며 웹서핑을 하는 것과 똑같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서는 안 된다. TV에서 인터넷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네이버에서 따로 TV에 맞는 정보를 가공해서 보내줘야 하는 '기술'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TV에 맞도록 짜여진 실시간 뉴스와 증권, 날씨 정보만을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내놓은 LCD(액정디스플레이),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TV에 모두 '인포링크' 기능으로 불리는 콘텐츠 TV 기능을 실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TV에는 인터넷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인포링크' 기능을 더해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포털업체에 러브콜' 중

후발주자격인 LG전자는 각종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포털 업체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콘텐츠 TV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포털업체 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내년 2월께 신제품 '브로드 밴드 TV'를 내놓을 예정인 LG전자는 야후,구글, 네이버와 같은 굵직한 대형 포털 업체들과 사업 검토를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콘텐츠 TV는 IPTV의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이러한 TV가 주종을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파나소닉 역시 유튜브와 피카사, 블룸버그 텔레비전과 제휴를 맺고 인터넷 정보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지난 8월 선보였다. 일본의 필립스 역시 같은 개념의 TV를 내놨다.

◆콘텐츠 TV, IPTV와 경쟁 불가피

TV업체들은 콘텐츠 TV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는 내년부터 IPTV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V업체들이 주도하는 시장과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주도하는 IPTV 시장으로 전체 TV 시장이 나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IPTV는 별도 가입이 필요하지만 인터넷 기능을 제공하는 TV를 구입하면 인터넷 이용을 위한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IPTV를 보기 위해서는 매달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날씨나 간단한 뉴스 등만을 검색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돈이 들지 않는 콘텐츠 TV가 더 매력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콘텐츠 제공 업체들의 설명은 다르다. 지난 1월부터 KT와 함께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네이버는 "인터넷 TV 시장에서는 정보 다양성이 핵심"이라며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가의 콘텐츠 TV보다는 다양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IPTV가 소비자들에게 더 어필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네이버는 TV 프로그램에 따라 흥미있는 연관 검색어를 제공하는 상황기반 검색과 온-오프라인 검색어 연동 등 IPTV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한게임,주니어 네이버 등을 통해 콘텐츠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