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꼬박꼬박 참석…정책통 자리매김 시도

17대 국회까지만 해도 여야의 거물급 정치인들을 국정감사장에서 만나는 건 쉽지 않았다. 다선의 중진 의원들은 잠시 얼굴만 비치고 사라지는 게 보통이었다. 18대 국회 들어 이런 관행이 바뀌고 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전 대표,정몽준 최고위원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여야의 거물 정치인들이 국감에 꼬박꼬박 참석해 날카로운 질의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박 전 대표가 가장 대표적이다.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의 박 전 대표는 의사 간호사 영양사 출신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 의원들이 포진한 상임위에서 날카로운 질의와 대안 제시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일 식약청 국감에서 그는 "일본 식품안전위원회 홈페이지에 가보면 분과별 위원 명단 및 회의 결과 등이 모두 나와 있다. 식품안전 관리를 위해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보건복지가족부 국감에서는 "위해식품이 발견되면 영세 수입업자나 소형 판매점에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신속히 알려주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외교통상통일위 소속의 정몽준 최고위원은 통일부 국감에서 "북한은 '우리 민족끼리'란 용어를 사용하며 민족주의를 강조하는데 (통일부는) 같은 동포가 고생하는 것에 대해선 얘기하지 말라고 한다"고 지적하며 김하중 통일부 장관과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역시 외통위 소속의 정세균 대표도 "'비핵 개방 3000'은 '상생과 협력'과는 다른 정책"이라며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