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 강한 의지…1500원 넘기 힘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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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외환시장이 문을 연 뒤 채 30분이 안돼 90원이나 급등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반전했다. 그 전 4일간 208원이나 오르는 폭등세는 이날 진정됐다.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인지 여부다. 시장에서는 이날 장중 최고치였던 '1달러=1485원'이 당분간 고점(高點)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 물량이 워낙 적은 데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가뭄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환율이 당분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하루 113원 급등락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외환시장이 문을 연 지 24분 만에 전날보다 90원 오른 1485원을 기록했다. 장중 기준으로는 1998년 4월6일(1490원) 이후 10년 6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환율 상승 압력이 당분간 가중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역외 세력과 국내 은행,기업,투신권에서 달러 주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환율이 1500원 선에 근접하자 정부의 시장개입이 단행됐고,단기 고점에 도달했다고 인식하는 수출업체들의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바뀌었다. 중공업과 전자 등 수출관련 업체들이 이날 매물을 내놓은 데에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환투기 세력에 경고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도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낙폭이 커지자 손절매 물량이 쏟아져 1400원 선이 무너졌다. 이날 환율 변동폭은 113원으로 연중 최대치였다.
◆비정상적 상황
환율이 이날 떨어진 데에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직후 "10월 이후 경상수지가 매달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석유와 원자재값 하락으로 경상수지가 조만간 개선돼 외환시장의 달러화 수급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 총재는 "현재 환율은 상당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해 원ㆍ달러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일본이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원화 환율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한국 간 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해 볼 때 환율을 지지하는 것은 일본이 당연히 논의해야만 하는 의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원화뿐만 아니라 유로화도 포함해 포괄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해 한국을 꼭 집어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국제공조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당분간 안정세 보일 듯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기록한 고점(1485원)을 당분간 상향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당 1500원에 근접한 수준에서 투기적으로 거래하겠다고 나서는 세력이 거의 없는 데다 외환거래 물량 자체가 크게 줄어 정부의 힘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정부가 15억~20억달러로 추정되는 정도의 달러화 매도에도 환율이 급락한 것은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이날 개장 초반 90원이나 폭등하면서 환율 수준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며 "환율이 이날 고점을 찍고 아래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 은행의 한 딜러도 "환율 급등으로 달러화 매수 세력이 크게 줄어든 만큼 정부의 소규모 개입으로도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달러화가 많이 고갈된 상태여서 달러화가 갑자기 풍부해져 환율이 폭락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승윤/주용석 기자 hyunsy@hankyung.com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인지 여부다. 시장에서는 이날 장중 최고치였던 '1달러=1485원'이 당분간 고점(高點)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 물량이 워낙 적은 데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가뭄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환율이 당분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하루 113원 급등락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외환시장이 문을 연 지 24분 만에 전날보다 90원 오른 1485원을 기록했다. 장중 기준으로는 1998년 4월6일(1490원) 이후 10년 6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환율 상승 압력이 당분간 가중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역외 세력과 국내 은행,기업,투신권에서 달러 주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환율이 1500원 선에 근접하자 정부의 시장개입이 단행됐고,단기 고점에 도달했다고 인식하는 수출업체들의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하락세로 바뀌었다. 중공업과 전자 등 수출관련 업체들이 이날 매물을 내놓은 데에는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환투기 세력에 경고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도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낙폭이 커지자 손절매 물량이 쏟아져 1400원 선이 무너졌다. 이날 환율 변동폭은 113원으로 연중 최대치였다.
◆비정상적 상황
환율이 이날 떨어진 데에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직후 "10월 이후 경상수지가 매달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석유와 원자재값 하락으로 경상수지가 조만간 개선돼 외환시장의 달러화 수급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얘기였다. 이 총재는 "현재 환율은 상당히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해 원ㆍ달러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일본이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원화 환율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한국 간 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해 볼 때 환율을 지지하는 것은 일본이 당연히 논의해야만 하는 의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원화뿐만 아니라 유로화도 포함해 포괄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해 한국을 꼭 집어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국제공조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당분간 안정세 보일 듯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기록한 고점(1485원)을 당분간 상향 돌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당 1500원에 근접한 수준에서 투기적으로 거래하겠다고 나서는 세력이 거의 없는 데다 외환거래 물량 자체가 크게 줄어 정부의 힘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정부가 15억~20억달러로 추정되는 정도의 달러화 매도에도 환율이 급락한 것은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이날 개장 초반 90원이나 폭등하면서 환율 수준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며 "환율이 이날 고점을 찍고 아래 쪽으로 방향을 틀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 은행의 한 딜러도 "환율 급등으로 달러화 매수 세력이 크게 줄어든 만큼 정부의 소규모 개입으로도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원ㆍ달러 환율이 단기 고점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달러화가 많이 고갈된 상태여서 달러화가 갑자기 풍부해져 환율이 폭락하는 사태가 올 것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승윤/주용석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