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F 등 3384개 중 2878개…일부 인덱스형은 '이익'

주가 급락으로 파생상품펀드의 85%가 원금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ELF(주가연계펀드) 등 파생형 펀드가 인기를 모으며 잔액이 급증했지만 예상 밖으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이 이성남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운용 중인 3384개 공모 및 사모 파생상품펀드 중 85%인 2878개 상품이 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이 가장 큰 상품은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파워인컴파생상품2'로 8월 말 기준으로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81.45%에 이른다. 2005년 12월에 설정된 이 상품은 기초자산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ELF형으로 당시 판매사가 확정금리형 상품인 것처럼 허위 광고를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최근 일부 투자자들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역시 ELF형인 '삼성탑5 IB리더스파생상품1'(-71.90%) '아이1스타60B6사모파생N-3'(-67.52%) 등도 원금의 70%가량을 날렸다. 현재 설정된 ELF는 2687개로 전체 파생상품펀드 중 79%에 달했다.

ELF 수익률은 만기시 확정되며 손실이 난 채로 만기가 되면 연장없이 곧바로 청산된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거래 증권사의 CMA(종합자산관리계좌) 통장으로 잔액이 자동 입금된다.

반면 ELF가 아닌 일부 인덱스형 파생펀드들은 수익을 내 대조를 이뤘다. 2001년에 설정된 주식 인덱스상품인 '하나UBS인베스인덱스파생S-1'(125.58%) '한국e코리아인덱스파생A-1'(120.65%) 'CJ비전포트폴리오인덱스파생주식1'(112.41%) 등은 100% 이상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말 22조원대였던 파생상품펀드 잔액은 지난 7월 30조원을 돌파했다가 최근 소폭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9월 한 달간 1조원 가까이 잔액이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침체로 신규 설정이 주춤한 데다 손실이 난 상품의 경우 일부 고객들이 중도에 환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남 의원은 "파생상품은 수익 가능성 뿐 아니라 원금손실 위험도 크기 때문에 상품구조를 정확히 알고 가입해야 한다"며 "판매사는 투자자에게 위험을 충분히 알려야 하며 고객 역시 신중하게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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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풀이 ]

ELS(주가연계증권)

기초자산이 되는 특정 주식과 주가지수 등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주식의 경우 최근에는 대형 우량주 가운데 2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가입 시점의 주가와 기준 시점의 주가를 비교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고 상환되는 유형이 일반적이다. 자산의 대부분을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고 일부만 파생상품으로 운용해 추가수익을 노리는 원금보장형과, 대개 연 10%대 이상의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원금보장추구형으로 나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ELS의 80% 이상은 해외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만든 것을 국내 증권사들이 사서 들여온 것이다.


ELF(주가연계펀드)

ELS를 펀드로 만든 수익증권이다. ELF는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판매할 수 있는 ELS와는 달리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도 판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