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ㆍ경북도 공동주최
'월드그린에너지포럼' 이틀째

'월드그린에너지 포럼'에 참석한 석학들은 9일 저탄소 신재생 에너지산업이 미국발 경기침체를 벗어나게 하는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산업구조를 저소비형 혁신구조로 개편하고 그린에너지 산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부존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의 경우 태양광과 풍력 등 자연에너지와 다른 에너지에 비해 월등히 효율이 높은 원자력을 적극 이용하라고 권고했다.

티모시 앤더슨 플로리다대 석좌교수는 "신재생 에너지는 세계 석유 중독증을 벗어나게 하는 핵심 열쇠이자 한국이 눈여겨 봐야 할 귀중한 에너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양전지의 전력 생산 단가는 지속적으로 떨어져 2012년이면 현재 일반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 요금보다 싸질 것"이라며 "한국이 이 분야에 집중 투자해 원천기술을 확보할 경우 세계 그린에너지산업의 주도 세력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닐 케인 세계풍력에너지협회장도 풍력자원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에너지 다소비국인 한국이 풍력에 눈을 돌린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았지만 풍력발전 분야에서 10위권에 들어가는 풍력에너지 강국"이라며 "풍력에너지 자원화에 더욱 관심을 가져 달라"고 충고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석유 석탄 등 탄소 에너지에 기반을 둔 세계 산업구조가 신재생 에너지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2012년에 150조원으로 급팽창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존 바이런 델러웨어대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친환경 그린에너지 생태타운을 조성한 결과 환경개선뿐만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됐다"면서 "그린에너지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경제적인 측면을 적극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각국이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가칭 '그린에너지 특별법' 제정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베르벨 휀 독일 녹색당 의원은 "독일의 재생 가능한 에너지 관세법이나 재생에너지 특별 지원법,기후변화 관련 다양한 법규들은 독일의 녹색미래를 열어가는 데 엄청난 시너지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에도 좋은 모델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외 협력체제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회성 IPCC(유엔정부간 기후변화 협의회) 부의장은 "전 세계가 공동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빈곤국가들이 탄소 에너지 감축 노력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슈미 중국핵에너지협회 선임과학연구원은 특히 한ㆍ중ㆍ일 3개국의 협력체제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으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0년에는 55%까지 대외 석유의존도가 상승하는 에너지 고소비형 경제가 극심해질 것"이라며 "원자력 등 저탄소 대체에너지 개발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김태현/신경원/하인식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