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쟁으로 富의 격차 커졌다고?­…"성장통해 오히려 분배 늘릴수 있다"

'자유 경쟁으로 인해 자본가는 쉽게 부(富)를 축적했지만 임금노동자는 더욱 가난해지게 됐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부의 격차가 점차 커졌다. '(B사 사회과 3학년 교과서) '성장이 없으면 주어진 생산량을 여러 사람이 나누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생산이 증가하면 다른 사람의 몫을 줄이지 않고 분배량을 늘릴 수 있다. '(전경련 중학교 경제 교과서 152쪽)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오는 11월부터 일선 학교에서 보조 교재로 사용될 '차세대 중학교 경제 인정교과서'(사진)를 9일 공개했다. '분배'를 중시했던 기존 교과서와 달리 '성장'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킨 것이 전경련 교과서의 가장 큰 특징이다.

대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서술도 사라졌다. 기존 교과서에는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일시적인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가격을 터무니없이 내려 약한 경쟁 상대를 쓰러뜨리거나,대대적인 홍보로 새로운 기업이 아예 발을 들여 놓지 못하게 훼방을 놓기도 한다'(K사 사회과 3학년 교과서)는 등 대기업의 폐해를 강조한 내용들이 많았다.

전경련 교과서는 '시장 경제와 경제 주체' 단원에서 '시장경제 체제에서 이윤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되므로,기업의 최대 목표는 이윤이 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기업의 존재 목적이 '이윤 추구'라는 점을 분명히한 것이다.

전경련은 기존 교과서가 원론적인 내용 중심으로 기술돼 있어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는 지적을 수용,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 현상 및 경제와 관련된 시사 이슈 등을 탐구활동 형태로 교과서에 삽입했다. 신문에 게재됐던 경제 관련 기사들을 원문 그대로 교과서에 실었다는 것도 기존 교과서와 다른 점이다.

전경련은 올해 초부터 중학교 경제 교과서를 개발해 왔으며 최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인정교과서 승인'을 받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