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형 CMA는 예금자보호

RP·MMF도 이중 안전장치

원금손실 가능성 거의 없어

환율은 천장을 모르고 치솟고,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고 있다. 시장은 단순한 경제상황의 악화가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의심하고 있는 듯하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이러한 우려는 심리적인 측면이 크기 때문에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걱정하도록 만든다. 그 대표적인 것이 CMA(종합자산관리계좌)나 MMF(머니마켓펀드) RP(환매조건부채권) 등과 같은 단기 채권형 상품에 대한 걱정이다.

투자할 때 상품의 정확한 특성과 위험을 아는 것은 수익률 제고뿐만 아니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급여생활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급증하기 시작한 CMA는 계좌 수 700만개,잔액 32조원을 넘어서면서 보통예금을 급격히 대체해왔다. 그럼 일부의 우려처럼 CMA는 진짜 위험할까. CMA는 보통예금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며,실제 운용은 RP MMF 종금형 등 3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이 중에서 일반적으로 안전판이라고 생각하는 예금자보호가 적용되는 상품은 종금형 CMA밖에 없다.

그렇다면 RP MMF 등은 정부의 미움(?)을 받아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일까. 정확히 이야기하면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 상품은 예금자 보호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다. 우선 RP는 나중에 정해진 금리로 다시 사줄 것을 조건으로 투자자에게 채권을 판매하는 상품이다. 상품을 판매한 회사가 지급을 보장하고 만일 판매한 증권사가 문제가 생기면 채권을 통해 현금화를 할 수 있는 2중의 안전장치가 되어 있다. 즉 채권이라는 담보가 있기 때문에 예금자보호가 필요없는 것이다.

MMF는 어떨까. MMF와 관련된 회사는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와 은행 채권 등에 투자하여 수익을 내는 운용사,그리고 별도로 자산을 보관하는 수탁회사(주로 은행)로 구분할 수 있다. 설사 판매사와 운용사가 최악의 상황에 처하더라도 자산은 은행에 별도로 보관돼 있어 이를 통한 현금화가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은행예금이 5000만원이라는 보호한도가 있는 데 비해 MMF는 편입채권만 안전하다면 전액을 보장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MMF가 주로 국공채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성이 매우 높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판매사나 운용사의 부실화에 대한 걱정보다는 어떤 채권이 편입됐는지가 더 중요한데 이러한 위험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판매사로부터 편입 채권에 대한 내역을 받아보면 된다. 이를 확인할 때는 편입된 채권이 안전한 채권으로 구성돼 있는지,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시가전환의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운용방법이 법적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MMF는 문제가 없다.

결론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이러한 단기상품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기우라고 생각되며 최악의 경우에도 돈을 떼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사전에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RP는 판매사의 안정성과 편입 채권의 안정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고 MMF는 운용되고 있는 채권의 구성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확히 아는 것이 쓸데없는 불안감으로 우를 범하는 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 이사 gordon.cha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