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과다책정 여부를 놓고 소비자단체와 보험업계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8일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이 지난 8년간 매년 3조원 이상씩 예정사업비를 과다 책정해 24조171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차익을 거뒀다고 주장했습니다. 보소연은 또 이 같은 방법으로 얻은 사업비 차익을 계약자가 아니라 대부분 주주가 독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소연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은 최근 몇 년간 무배당 보험상품 판매에 열을 올려 지난 2002년 3월 71.5%였던 유배당 계약자 비중이 지난해 3월에는 40.7%로 급감했습니다. 이에따라 지난 99년 3조9453억원의 적자였던 주주��의 배당금액이 올해 3월에는 11조5589억원으로 393%나 증가한 반면, 유배당 계약자몫의 배당준비금은 99년 1조2632억원에서 1조9315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보소연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생보업계는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생명보험협회는 올해 3월 기준 주주몫은 11조5589억원인 반면, 계약자 몫은 1조 9315억원에 불과하다는 보소연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보소연이 제시한 자료에 언급된 유배당계약자 몫에서는 실제 매년 유배당계약자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이 누락돼 있어, 계약자 몫이 실제보다 훨씬 과소평가됐다는 이야깁니다. 매년 유배당계약에게 지급된 배당금을 감안할 경우 유배당계약자 몫은 올 3월 기준으로 8조원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생보협회는 또 2000년대 들어 주주몫은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계약자몫 중가율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유배당상품 대신 시장금리를 적용하는 금리연동형 등 무배당상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생보사들이 과다한 사업비를 부가해 지난 8년동안 24조1710억원의 사업비 차익을 시현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수치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8년간 생보사의 사업비차이익은 17조120억원으로 보소연이 제시한 금액보다 7조원 이상 작다는 것입니다. 협회는 또 국내 생보사의 사업비 부과 수준이나 해약환급금 환급율이 해외 생보사에 비해 오히려 양호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표적인 생명보험 상품인 종신보험의 경우 미국과 비교해 중도해약시 미경과사업비 등을 차감하고 지급하는 환급율이 국내 생보사가 훨씬 높다는 이야깁니다.(5년 경과시 미국 생보사 30.1%, 국내사 68.1%) 유배당보험 판매를 줄이는 대신 무배당보험 판매는 대폭 확대해 막대한 이익을 주주가 챙기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무배당 보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IMF이후 보험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도가 증가해 장래 불확실한 계약자배당보다는 보험료가 저렴한 무배당보험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2000년 이후 주가 상승 등으로 인한 투자 성과가 소비자에게 귀속(실질적 배당성격)되는 금리연동형보험, 변액보험 등이 활성화된 것도 무배당 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유배당계약 감소로 계약자 몫이 대폭 줄어들었다는 주장은 유배당 계약자와 무배당 계약자의 몫이 어떻게 분배되는지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무배당 상품 위주의 판매로 인해 표면적인 계약자 몫(배당)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무배당보험의 보험료 인하효과(20% 내외)를 고려할 때, 실질적인 계약자 몫은 주주 몫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