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20위권내 한 권도 없어

재테크 관련 서적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자취를 감췄다. 경기 침체로 인해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재테크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7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주 교보문고의 온ㆍ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는 재테크 서적이 단 한 권도 오르지 못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상승 추세를 보였던 2006년부터 지난해 이맘때까지 늘 10위권 내 3~4권,20위권에는 5~6권가량 포함돼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영풍문고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20위권에 재테크 관련 서적은 전혀 없고 미국 소설 '로드'와 교양서 '시크릿''마지막강의',한국수필 '하악하악'과 소설 '바람의 화원' 등이 있을 뿐이다. 인터넷 서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예스24와 알라딘 등 대형 온라인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는 신간인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와 비관적 경제전망을 담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등이 재테크 서적의 명맥을 지키고 있는 정도다.

영풍문고 종로본점의 박승환 인문사회팀장은 "지난해 한창 펀드 열풍으로 재테크 관련 서적들이 우후죽순 쏟아졌을 때는 한번에 300종이 넘는 책이 들어와 트럭으로 실어 팔았는데 올해는 완전 딴판"이라고 전했다. 그는 "출판사들도 당분간 재테크 분야에는 손을 대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미국발 경제침체와 환율 급등으로 인해 주식가격이 폭락하고 부동산 경기도 나빠지면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시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동안 낙관적인 전망만 가득했던 재테크 서적들에 대한 실망감도 작용하고 있다. 교보문고 광화문 매장에서 만난 회사원 조경도씨(33)는 "지난해 주가가 1800을 넘어설 때 펀드 2개에 가입했는데 지금은 크게 손해를 봐 환매도 못하고 있다"며 "재테크 관련 서적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김정환(한국외대 4학년)

/최창규(한국외대 2학년) 인턴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