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바닥을 모르고 미끄러지고 있다. 심리적 지지선인 1400선이 순식간에 무너진 데 이어 7일에는 장중 1320선까지 밀리며 한때 1300선을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지수가 낙폭을 줄이는 모습이지만 악재 하나면 언제든지 1300선도 붕괴될 태세다.

환율이 사흘째 폭등하면서 1300원대를 훌쩍 뛰어넘은 데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낙폭을 키우며 4년10개월만에 장중 1만포인트선을 하회하기도 했다.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를 무력하게 만들면서 도미노 폭락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

박해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신용경색→기업투자 감소→고용 감소→소비 감소의 악순환을 통해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는 과정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라 불리는 S&P500변동성지수(VIX)지수는 50을 훌쩍 넘으며 사상최고치로 치솟았으며 투자자들의 심리상태는 두려움을 넘어 심리적 공황사태로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같은 공포심리가 극에 달할 때 조심스럽게 바닥을 타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하락파동이 마무리되면서 중기 저점을 형성하는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글로벌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재차 충격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단기 추세대의 하단인 1320P에서의 강한 지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을 떠날 게 아니라면 이런 급락장 속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종목들을 대안으로 삼는 것도 '공포장세'와 싸우는 한 방법이다.

미 금융구제법안 통과에도 글로벌 증시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세계 시장에서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 등 경기 방어주와 통신업종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전날 유한양행, 에스원, 삼성화재 등이 경기방어적 성격과 안정성 등이 부각되며 상승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SK텔레콤, KT&G, KT, 삼성화재 등 경기방어주들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반등하며 0.85% 상승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2.57%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0.58%), LG전자(3.41%) 등 IT주도 상승반전하며 환율수혜주들이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앞다투어 폭락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종목 찾기에 나서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역실적 장세에서 유망한 종목 12개를 제시했으며 동양종금증권은 자금시장 경색, 글로벌 경기 둔화, 이익 모멘텀 둔화 등 증시 3대 악재를 이겨낼 수 있는 종목을 발표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원/달러 환율과 채권금리 급등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8개 대응 종목을 선정했다.

아직은 막연한 반등에 대한 기대보다는 확인이 필요한 때지만 글로벌 금리인하 동조 가능성, 주가 급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 상승,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유동성 확대 정책 등을 고려한다면 극단적인 공포심도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