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여파 환율 폭등…1500원선 가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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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3일 연속 상승 1300원대 진입…6년6개월만에 최고치
KIKO 가입 중소기업 환 손실액 눈덩이로 불어 망연자실
시장참가자들 환율 1400원선 넘어 1500원선 가시권 전망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에서 불거져 나온 미국 금융위기가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공포에 떨고 있다.
외풍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국내 금융시장도 '패닉'이라 할 정도로 가볍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에선 환율이 3일 연속 폭등세를 이어갔으며 주식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1320원선까지 밀리는 양상을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계와 기업들은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단기 시장 대응만 할 뿐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외환위기 환란을 머리에 되뇌이며 불안에 떨고 있다.
▲원달러 환율 3일동안 141.1원 상승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1원(4.66%)이 급등한 1328.1원으로 마감됐다.
종가기준으로 환율이 이 레벨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0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전 거래일 대비 환율 상승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6일의 70원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폭이다.
지난 2일과 6일 각각 36.5원(3.07%), 45.5원(3.71%)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으로 상승, 사흘동안 141.10원이 뛰어 올랐다.
이날 환율은 뉴욕증시 폭락과 역외환율시장 1300원대 진입 등으로 전날보다 61.1원이 폭등한 1330.1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역외 매수세가 달라붙으면서 상승폭을 늘려 장중 135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01년 4월6일 장중 고점 1358.5원 이후 최고치다.
오전 10시 이후 고점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1320원선까지 밀렸으나 다시 역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340원선에 재진입했다. 오후들어 네고물량 출회로 133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1320원대 후반에서 마감됐다.
▲망연자실한 KIKO 중소기업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자 환헤지 상품 KIKO(통화옵셩상품)에 가입했던 중소기업들은 환 손실에 망연자실해 했다.
지난해 말 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950~970원에 '녹인(knock in) 환율' 설정, 환율이 이 범위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손실액이 눈덩이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KIKO에 가입해 소송을 준비 중인 중소기업 134개사의 손실액은 환율이 1000원일 때 3228억원이었으나 8월말 현재 환율 1200원 기준으로 피해액이 1조123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최근 소송 참여의사를 밝힌 12개사를 포함할 경우 146개사의 손실액은 환율 1300원 기준으로 1조4385억원이 넘는다.
정부는 지난 1일 국책자금과 보증 등 모두 8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 주겠다고 밝혔지만 중소기업들은 정부안의 실효성에 회의적이다. 자금지원이 우량 중소기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으며 정부가 내놓은 인센티브 정도로는 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1500원대 가시권
외환 당국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일정 부분 개입에 나서면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저지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적극적인 개입 의사는 보여주지 않았다. 당국의 시장 개입이 무조건 호재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통해 시장에 개입할 경우 자칫 가용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국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시장을 임의적으로 조정하려고 할 때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작은 매수세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해 세계 금융시장 경색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환율 상향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오늘 환율 폭등은 1300원선이 어느정도 버텨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송두리째 날려 버렸다"면서 "최근 전고점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있어 1400원선은 물론 1500원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KIKO 가입 중소기업 환 손실액 눈덩이로 불어 망연자실
시장참가자들 환율 1400원선 넘어 1500원선 가시권 전망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사태에서 불거져 나온 미국 금융위기가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공포에 떨고 있다.
외풍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국내 금융시장도 '패닉'이라 할 정도로 가볍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에선 환율이 3일 연속 폭등세를 이어갔으며 주식시장에선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1320원선까지 밀리는 양상을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계와 기업들은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단기 시장 대응만 할 뿐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반 시민들은 외환위기 환란을 머리에 되뇌이며 불안에 떨고 있다.
▲원달러 환율 3일동안 141.1원 상승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1원(4.66%)이 급등한 1328.1원으로 마감됐다.
종가기준으로 환율이 이 레벨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0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전 거래일 대비 환율 상승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6일의 70원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폭이다.
지난 2일과 6일 각각 36.5원(3.07%), 45.5원(3.71%)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큰 폭으로 상승, 사흘동안 141.10원이 뛰어 올랐다.
이날 환율은 뉴욕증시 폭락과 역외환율시장 1300원대 진입 등으로 전날보다 61.1원이 폭등한 1330.1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역외 매수세가 달라붙으면서 상승폭을 늘려 장중 1350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01년 4월6일 장중 고점 1358.5원 이후 최고치다.
오전 10시 이후 고점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1320원선까지 밀렸으나 다시 역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340원선에 재진입했다. 오후들어 네고물량 출회로 133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1320원대 후반에서 마감됐다.
▲망연자실한 KIKO 중소기업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자 환헤지 상품 KIKO(통화옵셩상품)에 가입했던 중소기업들은 환 손실에 망연자실해 했다.
지난해 말 KIKO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950~970원에 '녹인(knock in) 환율' 설정, 환율이 이 범위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손실액이 눈덩이로 불어나기 때문이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KIKO에 가입해 소송을 준비 중인 중소기업 134개사의 손실액은 환율이 1000원일 때 3228억원이었으나 8월말 현재 환율 1200원 기준으로 피해액이 1조123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최근 소송 참여의사를 밝힌 12개사를 포함할 경우 146개사의 손실액은 환율 1300원 기준으로 1조4385억원이 넘는다.
정부는 지난 1일 국책자금과 보증 등 모두 8조3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 주겠다고 밝혔지만 중소기업들은 정부안의 실효성에 회의적이다. 자금지원이 우량 중소기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으며 정부가 내놓은 인센티브 정도로는 은행들이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1500원대 가시권
외환 당국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일정 부분 개입에 나서면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저지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적극적인 개입 의사는 보여주지 않았다. 당국의 시장 개입이 무조건 호재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통해 시장에 개입할 경우 자칫 가용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국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시장을 임의적으로 조정하려고 할 때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작은 매수세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롯해 세계 금융시장 경색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환율 상향 변동성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오늘 환율 폭등은 1300원선이 어느정도 버텨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송두리째 날려 버렸다"면서 "최근 전고점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있어 1400원선은 물론 1500원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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