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가 펀드 환매에 대비해 현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증시 반등 시 한꺼번에 환매 요청이 들어올 경우를 고려해 보유 중인 주식을 정리하면서 펀드 내 현금 비중을 높이고 자산도 매각하는 등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신은 101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지난달 24일 이후 8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8일간 운용사들이 팔아치운 주식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로는 291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점을 감안할 때 환매 대비용이란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22일 예금과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넣은 자금인 펀드 내 순현금성 자산 비중은 6.87%에서 이달 1일 7.63%로 증가했다. 선물매매 포지션과 미수이자 미수배당금 등 주식을 편입하지 않는 기타 자금까지 합치면 비중이 10.5%에 달한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현금성 비중은 5조300억원 정도로 사상 최고 수준이던 지난 8월의 5조3600억원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최대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대한전선 동양제철화학 서울반도체 등의 지분을 2% 넘게 정리했다. 효성 지분도 1% 이상 팔았으며 GS건설 LS 두산 소디프신소재 등의 보유 지분을 줄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보유하던 10개 골프회원권 가운데 8개도 지난달 매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