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發 금융위기 막아라"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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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버블(거품) 붕괴가 촉발한 1990년대 일본식 불황의 공포가 1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 미국은 부동산 침체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 불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법안이 지난 4일 의회를 통과했지만 불황의 공포는 가시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의 뿌리인 부동산 침체의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독일 2위 부동산대출 전문 히포리얼에스테이트(HRE)은행에 350억유로(485억달러)를 지원한다는 독일 사상 최대 구제금융계획이 무산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부동산발 위기,세계로 전염
미국의 부동산 경기는 하강 추세가 지속돼 2010년 정도는 돼야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7월 'S&P/케이스실러 20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16.3% 하락했다. 2001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하락률이었다. 주택 판매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의 고성장 국가를 대표하는 아일랜드와 세계 6위 경제 대국 프랑스가 나란히 경기침체에 빠졌다. 부동산 불황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 프랑스 통계청인 인시는 프랑스 경제가 2분기(-0.3%.전분기 대비)에 이어 3분기에도 -0.1% 성장에 그친 것으로 추정돼 15년 만에 경기침체에 들어섰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HRE은행 구제금융안이 무산된 것은 예상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는 HRE가 다음 주말까지 200억유로가 새로 필요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최대 500억유로,내년 말까지는 700억~1000억유로의 자금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고 있는 영국에선 은행의 대출 중단에 따른 주택 미분양 사태로 건설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여 있다. "자금난에 몰린 영국의 주택건설업체들이 주택 분양가격을 40% 이상 깎아주는 덤핑 세일도 시작했다"(영국 텔레그래프).스페인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대출 억제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80만채를 돌파하는 등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머징마켓을 대표하던 브릭스(BRICs)도 예외가 아니다. 브라질을 제외한 중국 인도 러시아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중국 최대 상장 부동산업체인 완커가 선전에서 시작한 분양 덤핑세일은 중국 주요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최근 "중국 집 값이 향후 수년간 5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인들이 대거 투자한 베이징의 왕징 지역에서는 최근 부동산 임대료도 떨어지기 시작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부동산 성수기인 9월 베이징의 주택거래 건수는 2788건으로 3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이미 중국의 부동산발 금융위기를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에선 부동산개발회사 미락스가 최근 대출금리 상승으로 1000만㎡ 규모의 상업 및 주거단지 건설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10여년간 호황을 누려온 모스크바의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인도에서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러더스가 현지 부동산시장에 투자한 자산을 헐값에 팔고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와튼스쿨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진단했다. 리먼은 인도 최대 부동산회사인 DLF 계열사에 2억달러를 투자했으며,2위 부동산회사인 유니테크의 뭄바이 프로젝트에도 1억7500만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각국 부양책 마련에 분주
세계 각국 정부는 앞다퉈 부동산 침체가 금융위기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양책을 내놓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은 부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자산을 인수해 금융위기를 잠재우겠다는 계획이다. 영국은 지난 9월 1년간 부동산 매입세 면제 대상을 12만5000파운드 이하에서 17만5000파운드 이하로 확대했다. 또 부동산 첫 구매자에게 총 10억파운드를 지원키로 했다. 프랑스도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3만여채의 미분양 주택을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30억유로 규모의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부동산 개발회사 등에 세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아일랜드는 부동산 첫 구매자 지원 자금을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중국도 지방정부 차원에서 부동산 부양책이 확산되고 있다. 난징시는 현금 보조금 지급을 비롯해 부동산 매입세를 2%에서 1%로 축소하기로 했다.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선양시도 부동산 매입세를 종전 3%에서 1.5%로 낮추고,샤먼시는 공공 주택이 아닌 일반 주택 구입자에게도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제한 완화를 검토 중이다. 호주 정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을 포함,소비자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부동산발 위기,세계로 전염
미국의 부동산 경기는 하강 추세가 지속돼 2010년 정도는 돼야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7월 'S&P/케이스실러 20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16.3% 하락했다. 2001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 하락률이었다. 주택 판매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의 고성장 국가를 대표하는 아일랜드와 세계 6위 경제 대국 프랑스가 나란히 경기침체에 빠졌다. 부동산 불황 등의 영향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 프랑스 통계청인 인시는 프랑스 경제가 2분기(-0.3%.전분기 대비)에 이어 3분기에도 -0.1% 성장에 그친 것으로 추정돼 15년 만에 경기침체에 들어섰다고 발표했다.
독일의 HRE은행 구제금융안이 무산된 것은 예상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는 HRE가 다음 주말까지 200억유로가 새로 필요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는 최대 500억유로,내년 말까지는 700억~1000억유로의 자금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고 있는 영국에선 은행의 대출 중단에 따른 주택 미분양 사태로 건설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여 있다. "자금난에 몰린 영국의 주택건설업체들이 주택 분양가격을 40% 이상 깎아주는 덤핑 세일도 시작했다"(영국 텔레그래프).스페인에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대출 억제로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80만채를 돌파하는 등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머징마켓을 대표하던 브릭스(BRICs)도 예외가 아니다. 브라질을 제외한 중국 인도 러시아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중국 최대 상장 부동산업체인 완커가 선전에서 시작한 분양 덤핑세일은 중국 주요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최근 "중국 집 값이 향후 수년간 5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인들이 대거 투자한 베이징의 왕징 지역에서는 최근 부동산 임대료도 떨어지기 시작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부동산 성수기인 9월 베이징의 주택거래 건수는 2788건으로 3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이미 중국의 부동산발 금융위기를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에선 부동산개발회사 미락스가 최근 대출금리 상승으로 1000만㎡ 규모의 상업 및 주거단지 건설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10여년간 호황을 누려온 모스크바의 부동산 시장이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인도에서는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브러더스가 현지 부동산시장에 투자한 자산을 헐값에 팔고 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와튼스쿨이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진단했다. 리먼은 인도 최대 부동산회사인 DLF 계열사에 2억달러를 투자했으며,2위 부동산회사인 유니테크의 뭄바이 프로젝트에도 1억7500만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각국 부양책 마련에 분주
세계 각국 정부는 앞다퉈 부동산 침체가 금융위기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양책을 내놓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미국의 7000억달러 구제금융법안은 부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자산을 인수해 금융위기를 잠재우겠다는 계획이다. 영국은 지난 9월 1년간 부동산 매입세 면제 대상을 12만5000파운드 이하에서 17만5000파운드 이하로 확대했다. 또 부동산 첫 구매자에게 총 10억파운드를 지원키로 했다. 프랑스도 부동산 시장 부양을 위해 3만여채의 미분양 주택을 추가 매입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30억유로 규모의 부동산 부양책을 통해 부동산 개발회사 등에 세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아일랜드는 부동산 첫 구매자 지원 자금을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중국도 지방정부 차원에서 부동산 부양책이 확산되고 있다. 난징시는 현금 보조금 지급을 비롯해 부동산 매입세를 2%에서 1%로 축소하기로 했다.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선양시도 부동산 매입세를 종전 3%에서 1.5%로 낮추고,샤먼시는 공공 주택이 아닌 일반 주택 구입자에게도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제한 완화를 검토 중이다. 호주 정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부동산 담보대출을 포함,소비자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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