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8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한국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1일 코트라가 최근 펴낸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수출확대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유럽, 중국, 일본 시장에서 수출을 증대하려면 기존의 수출 품목에 만족하지 말고 현지 시장에 밀착해 품목을 다양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코트라가 이처럼 수출 시장 긴급 점검에 나선 이유는 지난 8월 경상수지가 47억1천만달러의 적자를 내는 등 적자 추세가 갈수록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코트라는 미국의 경우 틈새 시장을 노리고 유럽은 에너지 절감 상품, 중국은 첨단 제품, 일본은 기계 부품을 적극 공략하면 무역 적자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틈새시장 노려라' = 미국 시장의 경우 자동차 부품 위주의 수출 구조에서 탈피해 글로벌 아웃소싱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는 중장비 및 상용차 부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미 경기부진으로 미국 바이어들의 주문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어, 그동안 대량 주문만 받던 중국에서 중.소량 주문도 받는 한국 업체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미 연방정부의 IT 조달시장 참여시에는 IT 솔루션 기획 단계부터 한국산 제품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입찰 전략이 필요하며, 미국 오일개발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어 열교환기 등 공정장비 생산 플랜트 및 기자재 수출이 유망하다.

◇유럽 '에너지 절감 상품으로 승부수' = 유럽은 고유가 지속으로 에너지 절약형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에너지 절약형 전구, LED 광원제품, 물 절약 욕실 상품, 전기절약용 센서, 전원 자동차단 타이머, 태양광 가로등이 수출 유망 품목으로 꼽힌다.

유럽연합(EU)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에 따라 향후 태양광, 태양열, 풍력, 지열 등 재생가능 에너지 자원에 대한 투자 증가가 예상돼 향후 관련 기술 및 기자재 수출도 기대된다.

유가 급등으로 EU 소비자들은 연료소모가 많은 중형차보다 소형차를 선호해 소형 승용차 및 관련 부품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첨단제품으로 파고들자' = 중국 시장에서 유망한 한국산 품목은 평판디스플레이, 합성수지, 무선통신기기부품, 선박류 및 부품, 광학기기 부품이다.

중국의 가계 소득 증가로 평판디스플레이 TV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하반기에도 한국 업체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합성수지는 2010년 상하이엑스포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과 지진 복구사업에 따른 건축 수요 증가 등으로 수요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 증가에 따라 휴대폰 수요가 늘어나면서 휴대폰 부품 수요도 증가세며, 중국 조선업 호황에 따라 한국의 건조설비 및 원자재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광학 기술이 요구되는 제품의 수요도 중국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기존에는 일본 제품이 중국 시장을 장악했으나 최근 한국산의 품질 향상으로 시장 확대가 유망하다.

◇일본 '부품 수출로 적자 줄이자' = 매년 대규모 적자를 내는 일본 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은 기계 부품 수출로 승부를 걸어야한다.

한국은 초정밀이 아닌 일반 부품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환율 상승과 엔고 등 수출여건도 좋아지고 있어 대일 기계류 수출 전망이 좋다.

삼성, LG의 휴대폰 수출도 가망성이 있다.

한국 휴대폰 업체들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은 품질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며 일본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 한국 휴대폰이 호평을 받고 한국 업체들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향후 대일 휴대폰 수출이 호조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 관계자는 "자동차, 반도체 등 기존 주력 품목으로 지금까지 수출을 이끌어왔다면 글로벌 경기 침체 시대에는 각국에 맞는 현지 밀착형 품목으로 공략하는 전략 수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