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확산 공포 엄습..월가, 구제금융 통과 요구

미 하원이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법안을 29일(현지시간) 부결시키자 미 뉴욕증시는 대폭락하고 월가는 금융위기 확산에 대한 공포로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날 구제금융법안 부결 영향으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최대인 777.68포인트(7%) 폭락하는 등 증시가 대폭락하자 뉴욕증시에서는 신음이 터져 나오고 구제금융법안 부결이 경제 전반과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공포가 모든 것을 압도했다.

마켓워치는 증시가 '졸도했다'며 주가가 자유낙하를 했다고 증시 상황을 표현했고 경제전문방송 CNBC는 구제금융안 통과의 실패가 증시의 공포를 고조시켰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미국 증시에서 1조2천억달러가 사라졌다면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장 마감 종이 울리자 야유를 퍼부었다고 전했다.

리버트와이스리서치의 재커리 캐러벨 회장은 CNBC에 현 상황을 '패닉'이라고 규정하고 "공포가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제 금융시장 붕괴의 전형적인 순간에 놓여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벨기에-네덜란드간 합작 금융그룹인 포르티스가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등 금융 위기가 미국에서 유럽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구제금융법안 불발로 신용위기가 세계시장으로 퍼지며 악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지는 "괴물 같은 공포가 일고 있다"면서 "이 전염병은 이제 더 이상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이에 따라 월가 전문가들은 미 의회가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몰락할 가능성이 있는 다음 타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채권투자업체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에 "구제금융법안이 시행되지 않으면 신용시장에 엄청난 구멍이 생기게 된다"며 신용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을 우려하고 법안이 꼭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베스코퀀티타티브스트레티지스의 러스 캠프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 통신에 "워싱턴에서 실질적인 방향성이 잡히지 않는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질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고 바클레이즈캐피털의 마이클 폰드도 "우리가 기대했던 것을 감안할 때 완전한 좌절"이라면서 "신용시장 악화가 지속될 경우 경제에 엄청난 부정적 역풍이 닥칠 가능성이 더 많아졌다"고 걱정했다.

반면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없고 미국의 경기침체도 막기 어렵다는 우려들도 나오고 있다.

머크 펀드의 자산운용담당인 액셀 머크는 "은행들이 더는 서로 믿지 않고 있다"며 구제금융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이는 재무부가 쓸 수 있는 수단에 불과할 뿐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구제금융안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음을 설명했다.

WTRG이코노믹스의 제임스 윌리엄스도 마켓워치에 "구제금융안이 금융부문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진 몰라도 경기침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김지훈 특파원 june@yna.co.kr